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또 무산…내년에도 단일 최저임금 유지

최저임금위, 구분 적용안 표결서 부결…반대 14표·찬성 11표·무효 1표
노동계 시급 1만2000원 요구…23일부터 본격 수준 심의 돌입


18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들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적용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도 업종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용자 측이 요구해 온 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이 최저임금위원회 표결에서 부결되면서다.

1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임위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해당 안건은 반대 14표·찬성 11표·무효 1표로 부결됐다.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6명이 참석했다. 출석위원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하면서 업종별 차등 적용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안건이 찬성 11표, 반대 1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한국노총 제공]


이에 따라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은 모든 업종에 동일한 금액이 적용된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시행된 것은 최저임금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이 유일하다. 이후 1989년부터는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번 표결은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를 다시 확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용자위원들은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숙박·음식업 등 일부 업종의 경영 부담을 고려해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한식 음식점업, 외국식 음식점업, 김밥 및 기타 간이음식점업 등 3개 업종에 대해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용자 측은 해당 업종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일반 업종의 절반 수준으로 적용하되, 업종 간 최저임금 격차는 최대 1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동계는 특정 업종에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특히 여성·청년 노동자가 집중된 업종에 차등 적용이 이뤄질 경우 노동시장 내 차별이 심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또 소상공인 경영난의 원인을 최저임금이 아닌 과당경쟁과 상권 침체 등 구조적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위원들 역시 국가 단위 최저임금 체계에서 특정 업종에 기준 이하 임금을 적용한 해외 사례가 많지 않고 정책 효과 역시 검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가 마무리되면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3일 열리는 제8차 전원회의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심의에 본격 착수한다.

앞서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1만320원보다 16.3% 높은 시급 1만2000원(월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아직 최초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동결 또는 최소 수준의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법정 심의기한인 6월 2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다만 기한을 넘기더라도 이의제기 절차 등을 고려해 7월 중순까지는 최종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며,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