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재건 기금에 “이란이 똑바로 행동한다면 가능”
동결자산 두고 “우리 돈 아니고 그들의 돈…어느 시점이 되면 돌려줘야”
이란 합의 관련 시진핑·푸틴에 거듭 감사 표해
“이스라엘에 MOU 사본 보내” 헤즈볼라 공격에는 “현명한 판단”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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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 에비앙 레뱅을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오뗄 로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란과 합의한 종전 협상안에 대해 ‘핵무기 보유를 막는 벽’을 세운 것이라 자화자찬하며, 이란이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야만 3000억달러(약 453조원) 규모로 알려진 재건 투자 펀드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인 이날 프랑스 에비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재건 기금 조성에 대해 “이란이 똑바로 행동한다면 사람들이 이란에 투자를 원할 경우 그렇게(기금 조성)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을 1조달러 규모로, 복구 기간은 15~20년 상당으로 추정하면서 “그들(이란)은 똑바로 행동해야 한다”며 “만약 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또 한 번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다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진 종전 양해각서(MOU)에는 이란과 미국이 최종적으로 핵 합의를 체결할 경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전면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란의 동결 자산도 해제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우리 돈이 아니라 그들(이란)의 돈”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묶어 놓았고, 어느 시점이 되면 아마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동결 자산 해제를 전제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종전 MOU 합의에 대해 “우리가 달성하고자 했던 모든 목표, 그리고 그 이상을 이뤄낸 것”이라며 “현재의 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합의는 99%의 확률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게 하는 것이며, 그들은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구매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그들이 협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이를 준수할 때까지 다시 폭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성사되지 않았다면 “미국은 2주, 3주, 4주 더, 심지어 2년간 더 많은 폭탄을 투하했을 수 있다”며 “내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은 경제적 재앙이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을 수행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예상보다 커지는 것을 우려했다는 취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MOU 서명 후 “(이란의) 모든 농축 물질 비축분의 제거에 관한 기술적 논의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또 종전 MOU 사본을 이스라엘에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줄곧 비판해왔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5년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대해 “‘오바마 합의’는 핵무기로 가는 길”이었다고 다시 비판했다. 자신이 이번에 이란과 맺은 합의를 “트럼프 합의”라 지칭한 그는 “이것은 핵무기로 가는 것을 막는 벽”이라며 “누구도 그것을 뚫고 갈 수 없다. 우리는 벽을 세웠고,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종전 MOU 체결 이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중재 노력을 했다며 감사를 표해 눈길을 끌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들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는 완전히 중립을 지켰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그 역시 매우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 앞서 가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이번 MOU에 대해 “MOU이지만 매우 강력한 문서”라며 “단순히 두세 문단짜리 문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계약서 수준의 길고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전날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MOU 초안은 14개 항으로 구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의 군사작전을 중단하길 바라냐’는 질문에 “아니다.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자위권 차원이라며 지지하면서도, 이란과의 협상 모드가 깨지지 않도록 신중히 대응할 것을 요청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