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압승’ 예상 뒤집고 콩고와 무승부…또다른 ‘반전 드라마’

포르투갈 vs. 콩고, 1대 1 무승부
콩고 월드컵서 역사상 첫 승점 획득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조별리그 K조 포르투갈과 민주콩고(DR 콩고)의 경기에 앞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등번호 7번)가 몸을 풀며 반응을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엘링 홀란드(노르웨이)와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지난 조별리그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데 이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마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축구계 슈퍼스타들의 활약으로 전 세계의 눈이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쏠린 가운데, 정작 경기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또 하나의 ‘반전 드라마’가 쓰였다.

18일(한국시간) 포르투갈(FIFA 랭킹 5위)과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FIFA 랭킹 45위)은 오전 2시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K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일찍이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Opta)’는 포르투갈의 승리 확률을 54.5%로 꼽으며, 양 팀이 무승부를 거둘 확률은 22.3%로 제시했지만, 콩고가 ‘이변’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날 콩고민주공화국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 진영에 5명의 선수를 배치하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쳤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주앙 네베스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후 포르투갈은 경기 내내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손쉽게 공을 돌리며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려 했다.

그러나 정작 역대 최다 득점자인 호날두에게 결정적인 패스가 연결되지 못하면서 공격의 답답함을 노출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날 포르투갈은 75.4%의 볼 점유율로 콩고민주공화국(24.6%)을 압도했다. 하지만 슈팅 횟수에서는 오히려 콩고민주공화국이 8개(유효슈팅 2개)를 기록하며 포르투갈의 7개(유효슈팅 1개)를 앞섰다. 실속 있는 축구를 구사한 쪽은 콩고민주공화국이었던 셈이다.

17일(현지시간)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로이터 연합뉴스]

끈질기게 버티던 콩고민주공화국은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뜨렸다. 포르투갈이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아르투르 마수아쿠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29세의 공격수 요안 위사가 완벽한 타이밍에 뛰어올라 골문 바로 앞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의 골은 위사 개인에게도 뜻깊은 의미가 있었다. 지난여름 브렌트포드에서 뉴캐슬로 이적한 그는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 내내 단 3골에 그쳤고, 소속팀의 마지막 22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선발로 출전하지 못하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까지 고사하고 소속팀 경기에 집중했던 위사는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팀의 첫 골을 책임지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날 외신들은 호날두의 영향력이 미미했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호날두는 몇 차례 패스를 받아 골문을 노렸지만 두 번 모두 골키퍼를 위협하지 못했다”라며 “휴스턴에서 펼쳐진 그의 오후 경기는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이후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비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화려한 선수진을 보유하고도 팀의 응집력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디 애슬레틱’은 “궁극적인 과제는 이 뛰어난 개개인들을 하나의 응집력 있는 승리하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마르티네스 감독이 이를 달성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공격진의 기량 향상이 시급하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예측 불허의 상황에 놓인 K조 조별리그 다음 경기는 포르투갈 대 우즈베키스탄(휴스턴), 콜롬비아 대 콩고민주공화국(과달라하라)의 맞대결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