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이젠 ‘연체채권 팔고 끝’ 못한다…사후관리 책임 부과

채권매각후 양수인 불법행위 점검·보고의무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 참석한 모습. [금융위원회]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앞으로 금융회사는 연체채권을 매각한 이후에도 채무자 보호 책임을 지게 된다. 금융회사가 대부업자 등에 채권을 매각하더라도 불법 추심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장치가 마련되면서 과도한 추심에 시달리는 사례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7월 중 개정하고 즉시 적용한다고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애초에 대출을 내준 금융회사는 연체채권을 매각한 후에도 채무자 보호책임을 지게 된다.

금융당국은 연체채권의 반복적·기계적 매각을 막기 위해 원채권 금융회사의 사후 관리 의무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은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보유하고 추심하는 경우 개인채무자보호에 따라 엄격한 추심행위 규제를 적용받고, 추심업무를 외부에 위탁해도 수탁 채권추심회사가 개인 채무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면 그 채권추심회사와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 등 강한 관리·감독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연체채권을 매각하면 고객보호 책임을 면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금융회사로서는 연체채권을 기계적으로 매각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그 결과 연체채권이 반복 매각되고 추심주체가 자꾸 변경되면서 채무자는 대출계약 당시에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강도의 추심에 노출되고, 신용평점이 하락하는 등 불이익에 처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원채권 금융회사가 채권매각 이후 양수인의 행태를 점검하고 불법행위를 발견하면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양수인 점검을 위해 필요한 경우 양도채권에 관한 정보를 양수인에게 요구할 수 있으며,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또 원채권 금융회사가 채권매각계약서에 매각 조건으로 채권 재매각 관련 사항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채권매각시 채권 재매각 가능 여부 및 범위, 재매각시 승계되는 채무자 보호 조건, 재매각시 재매각 대상 추심업체의 적정성 판단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양수인이 재매각 조건을 위반한 경우 채권매각을 제한할 수 있다.

금융위는 “최초로 대출을 해 준 원채권 금융회사가 연체채권 매각 이후에도 고객보호 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연체채권의 반복적·기계적 매각을 억제하는 것이 취지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 정비는 지난 2월 포용적 금융 대전환 2차 회의에서 발표한 ‘연체자 보호와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