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5회차 시책으로 규제 비켜가기
금감원 GA 현장검사·기관제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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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는 생명보험사 단장·지점장 같은 영업관리자를, 그가 거느린 조직과 함께 통째로 빼냈다. 한 보험사 직원에게는 산하조직 동반 이탈을 조건으로 10억원(일시금 2억5000만원·1~2차연도 5억원·3~4차연도 2억5000만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영업 기반을 송두리째 잃은 보험사가 조직을 지키려 더 큰돈을 얹으면서, 양쪽의 사업비 부담만 키우는 출혈 경쟁으로 번진다.
보험 판매 첫해에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를 제한하는 ‘GA 1200% 룰’과 수수료를 여러 해에 걸쳐 나눠 주는 ‘분급제’ 시행을 앞두고 대형 GA들이 들썩이고 있다. 제도가 막히기 전에 고액 보상을 미리 챙기려 편법 스카웃과 우회 시책을 쏟아내면서다. 무리한 설계사 빼오기는 실적 압박으로 돌아오고, 이런 부담은 멀쩡한 계약을 갈아타게 하는 ‘부당승환’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소비자 피해를 키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과열된 한복판에는 7월 시행되는 ‘GA 1200% 룰’이 있다. 1200% 룰은 보험 판매 첫해 설계사에게 주는 모집수수료와 시책·정착지원금 등을 모두 합쳐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묶는 규제다. 그동안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아 온 GA 설계사는 7월부터 처음 같은 한도에 들어온다.
내년 1월에는 첫해에 몰아주던 수수료를 4년에 걸쳐 나눠 주는 분급제가 시작되고, 2029년에는 분급 기간이 7년으로 늘어난다. 첫해 고액 수수료에 기댄 단기 실적 경쟁과 그로 인한 불완전판매·단기 해지를 줄이자는 취지다.
문제는 규제가 조여 오기 전 인력을 미리 확보하려는 GA들의 셈법이다. GA는 자체 상품 없이 여러 보험사 상품을 팔아서 받는 수수료로 굴러가기 때문에 설계사 수가 곧 매출이다. 한도가 같아지면 그동안 높은 수수료로 보험사 설계사를 끌어오던 GA의 이점이 사라지고, 수수료까지 길게 나눠 받게 되면 설계사 이직 자체가 어려워진다. 이에 우수 설계사를 지금 미리 잡아두자며 영입에 화력을 쏟는 것이다.
이렇게 동원되는 우회 통로는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13회차 시책’이다. GA들은 판매 첫해 수수료 한도(1200% 룰)는 건드리지 않는 대신, 계약을 1년 넘게 유지하면 보험사가 주는 추가 인센티브인 13회차 시책을 끌어다 쓴다.
둘째는 ‘25회차 시책’이다. 일부 대형 GA는 개편 전(올해 판매분) 계약에만 3년차에 주는 25회차 시책을 새로 만들거나 늘려 달라고 보험사를 압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착지원금을 앞세운 부당 스카우트(영입)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고액을 못 받는다”는 말로 이직을 부추기는 스카우트가 번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대부업 연계 대출 주선이나 생보사 조직 동반 이탈이 대표적이다. 당국 감시와 회사 간 분쟁을 피하려 지원 방식이 ▷대부업 대출 ▷위장 대여 ▷자동차 리스 제공 등으로 갈수록 음성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지난해 초 GA 내부통제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검사·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7월에는 정착지원금을 과도하게 뿌린 대형 GA 7곳을 검사한 결과를 내놓는다. 아울러 1200% 룰 시행이 코앞에 닥치자 당국은 고삐를 더 죄고 있다
금감원은 판매수수료 제도안착 태스크포스(TF)로 시장을 밀착 감시하다 정착지원금이 과도하거나 부당승환 의심 계약이 많은 GA가 포착되면 곧바로 현장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길게 나눠 주는 제도의 취지가 시행도 하기 전에 변칙 시책으로 퇴색하고 있다”며 “과도한 비용 경쟁을 자제하고 계약을 오래 유지·관리하는 방향으로 영업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결국 소비자와 시장 전체가 비용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