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고문 당한 아이 인권은?…인권위, ‘촉법소년’ 하향 결사반대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점을 악용한 촉법소년 범죄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지속 제기되고 있지만, 인귄위의 반대에 부딪혀 공전 중이다.

촉법소년은 범행 시점 나이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다. 불법을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적장애를 가진 또래를 불로 지지고 속옷을 벗겨 촬영하는 등 지독한 방법으로 집단폭행한 중학생들이 공분을 사고 있다. 주도한 학생은 “촉법소년이라 괜찮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야외 쉼터와 건물 옥상 등에서 A군을 담뱃불로 지지고, 달팽이를 강제로 먹게 하는 등 2시간 넘게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 부모는 “강제적으로 벗으라고 해서 속옷도 내려서 그 영상을 한 1~2분 정도 찍었다”며 “강제로 입을 열어서 달팽이를 먹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집단 폭행을 주도한 학생은 중학교 2학년으로 만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은 이 학생이 폭행 당시 ‘촉법소년이라 괜찮다’, ‘걸려도 소년원 안 간다’고 말하며 계속 때렸다고 진술했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두 달 전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당하자 A군을 상대로 보복 폭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주일 동안 두 번에 걸쳐 자동차를 절도한 초등학생들이 소년 보호 시설에 감호되는 일도 있었다.

촉법소년 범죄는 폭증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범죄는 2021년 5만4017건에서 2024년 6만1956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5년간 보호관찰 대상이 된 촉법소년의 비율은 10%대로 2.2배 증가했고, 소년원에 수감된 촉법소년 비율은 6%대로 2.9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 의제를 던지며, 국민 의견을 수렴할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국가위원회(인권위)의 반대가 거세다. 인권위는 지난 3월 안창호 인권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책 도입은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그동안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며 “우리는 아동에게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지는 않은지 숙고해야 하며, 아동은 단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받고 성장할 권리를 가진 인격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