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초상권·인격권 침해…1500만원 배상”
확정 전…유튜버 항소로 2심 서울고법 계류
![]() |
| 한 자영업자가 배달기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 제기 관련 지난해 1월 뉴스 영상. [유튜브 채널 KNN 캡처]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갑질 의혹을 받은 자영업자를 찾아가 “신상 까는 거 전문”이라며 협박하는 등 사적 제재에 나아간 ‘50만 유튜버’가 피해자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권기만)는 피해자가 유튜버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 4월 말, 이같이 선고했다. 법원은 ”A씨가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대중으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되도록 할 것처럼 협박했다”고 판시했다.
시간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언론을 통해 한 자영업자가 음식 픽업 장소 문제로 배달기사에게 시비를 걸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방송 직후 유튜버 A씨는 자영업자를 찾아가 자신과 싸움할 것을 요구했다. 요구를 듣지 않으면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유튜브에 “배달부에게 XXX자고 한 갑질 점주 XX 만났다”며 “강약약강 그 자체”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어 “문제의 점주 만났다”는 영상도 올리며 “나 안 만나면 신상 까야 돼”라고 했다. A씨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 까서 쓰레기로 만들 것”이라며 “방송 내보내면 욕 XX 먹는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지난해 3월, A씨를 상대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측은 “승낙하지 않았는데도 A씨가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며 모욕했다”며 “초상이 드러나는 동영상을 게시하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도록 강요·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측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옆모습 위주로 촬영해 초상권이 침해됐다고 할 수 없다”며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은 본인의 부당한 언행이 공론화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본인이 배달기사와 다툼으로 사건의 발단을 제공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피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은 “A씨의 발언 및 행위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인격권,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그 근거로 “양측의 관계, A씨의 유튜버 이력, 발언 내용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A씨의 요구에 불응하면 신상이 공개될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상당한 수의 구독자를 가진 A씨의 유튜브 채널에 피해자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인격권이 침해될 우려는 더욱 높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A씨는 피해자에게 ‘양아치 XX’, ‘X밥’ 등 욕설과 조롱을 계속 했다”며 “이는 단순한 무례의 수준을 넘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거칠게 표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올린 동영상엔 피해자의 형상, 음성이나 입고 있던 옷, 머리 모양 등이 그대로 담겨져 피해자가 누구인지 쉽게 식별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실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해당 동영상을 시청했다”며 “피해자의 행동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손해배상액에 대해선 1500만원을 인정했다. 법원은 “A씨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해당 동영상 조회수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심은 이와같이 선고하며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7일 내로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삭제하지 않을 경우 1일당 50만원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A씨가 항소해 2심이 서울고법에서 계류 중이다.
한편 A씨는 이 사건으로 강요·모욕 혐의가 적용돼 지난해 8월, 검찰에 송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