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나체’ 단톡방에 공유한 경찰…“사진 지워달라” 요구도 거절

경찰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여성의 알몸을 촬영해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도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2부(김연하 예지희 김홍준 부장판사)는 원고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8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던 여성 A씨가 2022년 3월 자신의 알몸 사진이 경찰 단속팀 15명이 모여있는 단체대화방에 공유된 점을 문제 삼으면서 제기됐다.

당시 경찰은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나체 상태로 있던 A씨를 촬영하고, 사진을 지워달라는 A씨의 요구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이 사생활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강제수사를 하면서도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등 절차 원칙을 어겼다며 2023년 9월 국가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경찰의 사진 촬영 및 단체대화방 공유 행위로 인해 A씨의 인격권, 성적 자기결정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단속 당시 A씨가 어떤 물리적 저항이나 증거인멸 행위를 시도했다고 볼 정황이 없어 긴급하게 촬영이 이뤄져야 할 상황이 아니었고, 나체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 혐의 입증을 위해 필요한 요소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고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촬영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경찰이 비례의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사진을 단체대화방에 올린 행위도 이미지 파일이 유포될 수 있다는 당사자의 공포감 등을 들어 “권리 침해 정도가 더욱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1심은 경찰이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하지 않았고 성적굴욕감을 주는 언행을 했다는 A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7월 해당 경찰의 행위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경찰청장에게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재·개정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