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중 5명 ‘동결’…2명은 ‘인상’
물가상승 압력 선제대응 필요성
2차 파급효과, 반도체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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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8연속 연 2.50%로 동결하면서도 중동전쟁발(發) 공급 충격이 수요 압력과 맞물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2차 파급효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장용성·유상대 두 위원은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선제 대응 필요성을 들며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16일 한은이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 중 5명은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2.50% 동결에 동의한 반면, 장용성·유상대 두 위원은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인상을 주장한 한 위원은 “물가는 정부의 각종 대책으로 상승 폭이 억제되고 있지만 이런 정책들은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고, 상승압력을 일시적으로 이연시킬 뿐 물가상승요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며 “실제 물가상승 압력은 공식지표에 나타난 것보다 크다.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고환율과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당분간 계속 누적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향후 실물 경제와 물가 지표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인상을 주장한 다른 위원도 “국내 경제는 성장과 물가의 상방압력이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공급과 수요측 물가압력이 함께 확대되는 가운데 기대와 임금을 매개로 한 2차 파급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과 국고채 금리가 큰 폭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와 관련한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며 “중동 상황의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물가압력 확대와 기대인플레이션 불안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동결에 동의한 위원들도 물가 상방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은 공유했다. 한 위원은 “우리 경제는 중동사태의 영향과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을 모두 받으면서 정책변수 간 리스크의 균형이 성장에서 물가로 기울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때의 리스크보다 대응하지 않을 때의 리스크가 좀 더 커졌음을 의미하므로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로서는 물가 압력의 기조적 확산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고 부문·업종 간 차별화가 확대된 상황에서 중동사태의 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큰 만큼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상황 전개와 데이터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차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도 공유됐다. 한 위원은 “누적된 고유가 충격에 수요 압력이 더해지면서 2차 파급효과가 현실화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물가확산지수, 기업의 가격조정, 임금협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물가 상방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위원도 “유가 상승이 석유류제품을 통해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는 직접효과, 중간재 가격 등 비용상승을 통한 간접효과, 기업의 가격 형성 과정에서 작용하는 2차 파급효과 등에도 유의해야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임금-물가 간 상승작용으로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의 물가 파급 경로도 거론됐다. 한 위원은 “주가 상승세에 따른 외국인 관련 자금 유출 압력이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요건)과 괴리돼 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는데 경기회복, 자산가격 상승, 정부의 확대 재정 방향과 맞물리면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여타 부문으로 임금상승 압력이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련 우려를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 불안과 주택시장에 대한 경계도 이어졌다. 한 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내외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며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자금 유입이 환율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중동상황과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변화에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택시장에 대해 한 위원은 “가계대출의 낮은 증가세에도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가계대출과 주택가격의 움직임이 차별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처럼 강도 높은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지 않더라도 주택가격은 상승하는 상황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