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종식 분위기에 빚투 수요 대거 몰려
은행 대출규제 강화 움직임에 선수요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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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서상혁·유혜림 기자]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이 1영업일 만에 약 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사태 종식에 따른 주식시장 강세가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를 자극한 데다, 은행들의 신용대출 규제 강화에 앞서 미리 대응하려는 차주들의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 11일 42조8170억원에서 지난 12일 42조7765억원으로 줄어든 후 1영업일 만에 6095억원 증가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기대감이 커짐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한 영향으로 보인다. 투자 심리가 개선되자 개인 투자자들이 미리 개설해 둔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해 투자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코스피는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2.11% 오른 8726.60에 거래를 마쳤다.
은행권의 강화된 신용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자 은행들은 지난 12일부터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제한하는 등 대출 관리 강화 조치에 나섰다.
특히 일부 은행은 일정 수준 이상 한도를 사용하지 않은 마이너스통장에 대해 만기 연장 시 한도를 감액하는 방안도 시행하고 있다. 규제 강화 조치가 시작된 지 불과 1영업일 만에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가 반영된 셈이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빚투를 고민하던 찰나에 은행들이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용 한도 감액 조치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필요할 때만 자금을 사용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용대출을 일으키는 것보다 마이너스 통장이 더 용이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달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추가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은행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인상하거나 한도를 추가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 강도가 높아질수록 선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는 데다 오는 7월 새로운 부동산 규제 시행도 예고돼 있어 자금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5대 은행이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들 역시 최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잇달아 축소하고 있어 대출 문턱은 빠르게 시중은행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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