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IPO·CB투자 FI, 후순위 우려
중앙홀딩스를 비롯한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줄줄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콘텐츠 계열사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자금 회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앙그룹의 신용을 바탕으로 만기 연장 등에 협조해 왔지만 회생절차가 본격화할 경우 투자금 회수는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TBC, 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2부(정준영 법원장)에 각 사의 신청 사건을 배당했다. 재판부가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사측과 채권자 모두 회생절차 개시 결정 전 자산 처분 및 확보를 할 수 없게 됐다. 중앙일보 또한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앙그룹은 그동안 금융권과 사모대출펀드(PCF) 운용사,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을 상대로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콘텐트리중앙은 연초 아레스매니지먼트로부터 약 3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및 대출을 추진했으나 지난 4월 최종 결렬됐다. 이후 1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롯데시네마와 합병을 추진 중인 메가박스중앙 역시 IMM크레딧앤솔루션으로부터 4000억원 투자 유치를 협의했지만 불발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콘텐트리중앙, SLL중앙 외에 JTBC도 사모대출펀드들과 접촉하며 자금 수혈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며 “경영 악화와 채무 부담이 심각해져 투자를 고려하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중앙그룹에 투자한 PEF 등은 회생 신청이 알려진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중앙그룹 콘텐츠 계열사는 중앙홀딩스-중앙피앤아이-콘텐트리중앙-SLL중앙·메가박스중앙 등으로 이어지는데, 이들 중 일부 계열사는 FI로부터 투자를 받았거나 조건을 논의해왔다.
SLL중앙은 2021년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로부터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2024년 3월까지 상장을 완료한다는 조건이었지만 콘텐츠 시장 침체와 실적 부진으로 IPO가 계속해서 미뤄져 왔다. 모회사 콘텐트리중앙도 FI 자금을 활용해 유동성을 보강해왔다. JKL파트너스는 2021년 콘텐트리중앙이 발행한 1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사들였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투자PE가 300억원 규모 CB투자에 참여했다.
FI들은 투자금 회수 지연을 우려하면서도 그룹 차원의 회생 절차는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그룹의 신용과 계열 지원 가능성을 전제로 투자금 상환을 늦춰줬지만 결국 회생법원행을 택하면서 FI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공익채권, 담보권자, 금융권 채권자에 대한 상환이 우선시된다. 투자 구조에 따라 FI의 권리는 후순위 성격이 강해 원금 회수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메가박스중앙의 부진, JTBC의 무리한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단독 구매 여파 등이 그룹 전체에 부담이 됐다”며 “결국 JTBC의 디폴트 선언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