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스페이스X 해외ETF’ 5600억 베팅

상장 이틀 만에 공모가 대비 42.6% 상승
시총 2.5조달러…아마존 이어 세계 6위
‘꿩 대신 닭’ 공모주 대신 스페이스X 관련
NASA·XOVR ETF에 우회 투자 선택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 주가가 상장 이후 이틀 연속 급등하며 공모가 대비 40%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세계 6위권으로 뛰었다.

국내 투자자도 상장 이후 스페이스X 주식을 대거 매수에 나섰고, 스페이스X 관련 자산을 담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대거 자금이 쏠리는 등 뜨거운 투자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스페이스X는 12일 뉴욕증시에서 공모가 135달러보다 높은 15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 첫날 160.95달러에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19.3% 올랐고, 15일에도 전장 대비 19.6% 상승한 192.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이틀 만에 42.6%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수직상승 중이다.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2조5200억달러로 세계 6위에 올랐다. 5위 아마존의 2조6500억달러와도 격차를 좁혔다.

주가 급등과 대형 IPO 흥행은 스페이스X 관련 투자상품도 인기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최근 한달(조회기준일 5월 16일~6월 15일) Tema Space Innovators(NASA)를 3억1654만달러 순매수했다. 전체 외화증권 순매수 순위 4위다. 같은 기간 ERShares Private-Public Crossover(XOVR)에도 5672만달러가 유입됐다.

두 ETF의 합산 순매수 규모는 3억7327만달러다. 환율 1500원 기준 약 5600억원에 달한다. 스페이스X 본주 거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국내 투자자들이 이미 거래 중인 해외 ETF를 통해 우회적으로 투자 수요를 반영한 셈이다.

NASA와 XOVR은 스페이스X 상장 전부터 관련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국내 우주항공 ETF와 구분된다. 국내 관련 ETF와 달리 NASA와 XOVR은 스페이스X가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부터 특수목적기구(SPV) 등을 통해 스페이스X 지분과 연동되는 자산을 보유했다.

NASA는 우주경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다. 스페이스X 상장 직전인 11일 기준 포트폴리오의 5.5%를 스페이스X 관련 자산으로 보유했다. XOVR은 비상장 기업이 상장기업으로 전환되는 구간에 투자하는 크로스오버 ETF다. XOVR의 스페이스X 관련 자산 비중은 이달초 기준 14% 안팎이다.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스페이스X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니콜라스 오언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최근 스페이스X 적정가치를 공모가 135달러보다 53% 낮은 주당 63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우호적인 성장 가정을 반영하더라도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나 공모가에 근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낙관론도 있다. 제임스 래처 뉴스트리트 리서치 파트너 겸 선임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의 사업들이 현재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20~25년 정도의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가 로켓 발사 역량에서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는 점을 장기 성장성의근거로 들었다.

스페이스X 외에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에 따라 투자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다. 뉴욕증시가 급등했고, 코스피도 장중 8700선을 회복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야기했던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0.92% 오른 8624.66이다. 지수는 1.76% 오른 8696.55로 출발해 개장 직후 8747.48까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전기 등이 올랐다. SK하이닉스는 한때 240만원을 재돌파, 지난 2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240만7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3거래일 연속으로 외국인도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2일 2조2041억원, 전날 1조774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순매수 중이다. 앞서 지난달 7일부터 2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으나 ‘사자’로 흐름이 전환됐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