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인스타 다 막는다” 부모 83% 환호…영국, ‘16세 미만 SNS 금지’ 초강수

총리 “어린시절 되찾아줄 것”

 

지난해 12월 호주 시드니에서 청소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영국 정부가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 규제안을 발표했다. 호주에 이어 유럽 주요국에서도 아동 보호를 목적으로 한 스마트폰·SNS 차단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서 한 연설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어린 시절을 되찾아주기 위한 조치”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번 금지 조치 대상에는 엑스(X·옛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유튜브 등 주요 글로벌 SNS 플랫폼이 대거 포함됐다. 다만 왓츠앱 등 모바일 메시지 앱과 유튜브 키즈, 구글 클래스룸 등 교육·아동 전용 서비스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스타머 총리는 “이들 플랫폼은 어린이들을 위험한 콘텐츠에 노출시키고 중독되도록 설계됐다”고 지적하며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더 안전하고 행복해지며, 성장할 자유와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관련 규제안을 연내 국회에서 처리하고, 내년 봄부터 본격 시행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해당 정책은 집권 노동당뿐만 아니라 제1야당인 보수당도 초당적으로 찬성하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아울러 스타머 총리는 게임 서비스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서도 낯선 성인이 아동에게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에 대한 ‘세계 선도적 수준’의 추가 제한 조치를 예고했다. 정부는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야간 이용시간 제한, 무한 스크롤 중단 조치 등도 함께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세부안은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규제에 대한 현지 여론도 압도적으로 찬성 편에 서 있다. 영국 정부가 지난달까지 진행한 의견 수렴 과정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1만6000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설문에 응한 학부모의 83%가 ‘SNS의 위험 요인이 이점보다 크다’고 답했으며, 91%는 이용 제한 최소 연령으로 ‘16세’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의 반발 우려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것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한 싸움”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나 역시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좋아하지만, 기술 발달과 아동 보호는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SNS 금지법을 통과시킨 호주의 선례를 따른 것이다. 호주의 전면 금지 조치 이후 캐나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이 유사한 법안 도입을 발표했으며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태국 등도 규제 법안을 검토하는 등 ‘아동 SNS 차단’ 흐름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