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주간사 배정기준 사전 파악 못해
미래에셋운용 거래기관 투자성공과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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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의 도움을 받아 만든 이미지입니다. |
지난 6월 11일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주간사들과 회사 측은 공모주 최종 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도 화상으로 이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IPO는 일반적인 공모와 달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주간사들은 단순히 청약 규모만 보지 않았다. 장기 보유 가능성, 상장 직후 매도 가능성, 스페이스X 및 머스크 생태계와의 관계 등을 함께 따졌다.
공모 물량 상당 부분은 장기투자 전용 펀드와 국부펀드, 기존 주요 투자자 등에게 배정됐다. 소매투자자와 헤지펀드 몫은 제한적이었다. 한 소규모 헤지펀드는 8000만달러어치 주식을 신청했지만 실제 배정은 2000만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 등 주간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신청 물량보다는 현재 계좌에 돈이 얼마나 있는 지 보여달라는 요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물량을 중개하거나, 단기에 팔아치우려는 투자자들을 가려낸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11일 보도한 내용이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물량을 배정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스페이스X IPO 투자를 위해 설계한 사모펀드의 기관투자자(LP)로 미국 현지 IPO에 참여해 수천억원대 물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스페이스X 공모주를 청약한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모집한 개인 청약 규모는 약 10억달러, 청약자는 7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본 미즈호증권은 달랐다. 미즈호는 약 62억달러 규모의 주문을 모았고, 최종적으로 약 22억달러어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청액의 3분의 1가량을 실제 배정받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핵심이 단순한 ‘코리아 패싱’보다는 주문 규모와 투자자 성격의 차이에 있었다고 본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인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일정 물량을 기대했지만, 최종 배정 과정에서는 개인청약 주문장의 크기와 질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개인투자자에게 받은 청약 규모는 약 10억달러였다. 반면 미즈호증권은 약 62억달러 규모의 주문을 모았다.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IPO 배정에서 주문장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주간사는 단순히 청약 금액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금 집행 가능성, 투자자 수, 상장 이후 보유 가능성 등을 함께 평가한다.
미즈호는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규모 수요를 확보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외환시장 상황과 금융당국의 시선, 전문투자자 중심 모집 등의 제약 속에서 청약 규모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미래에셋그룹은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로 분류된다. 2022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수천억원을 투자했고,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기존 보유 지분 가치도 수 조원 대로 재평가받게 됐다. 하지만 초기 투자자라는 지위가 개인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정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스페이스X IPO에서 주간사를 맡은 글로벌 IB들은 통상 수준(1~3%)보다 낮은 수수료율(약 0.7%)을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수익보다 자사 고객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머스크 및 스페이스X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적 의미가 컸기 때문이다.
시장 평가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5월 8일 장중 8만7800원까지 올랐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15일 5만1500원까지 하락했다. 두 달여 만에 40% 넘게 빠진 셈이다. 주가에는 스페이스X 보유 지분 가치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IB’라는 기대도 반영돼 있었다. 이번 개인청약 0주 사태는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투자자로서는 성과를 냈지만, 초대형 해외 IPO에서 고객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역량은 아직 검증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