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 빚투 더 과열?” 은행권 큰 숙제, 신용대출 세게 조인다 [머니뭐니]

5대은행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 돌입
7월 규제 강화에 6월 대출 ‘순감’ 목표
주식시장 활황세에 대출 선수요 우려도


서울 시내 마련된 주요 은행 ATM 모습. [뉴시스]


[헤럴드경제=서상혁·김은희·정호원·유혜림 기자] 신용대출 빚투 수요로 5월 가계대출이 폭증함에 따라 은행권이 전방위 대출 조이기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6월 관리 실태가 미흡할 경우 7월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순감’을 목표로 한도 제한 등 총력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15일 금융권에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은행권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 목표치를 지키지 못한 금융사는 매주 불러 점검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특히 6월 말까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7월에는 보다 강력한 규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다음 달 발표를 목표로 추진 중인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도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제한 등 추가 대출 규제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모 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 달에 대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음 달에는 더 강하게 규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6월까지 가계대출 과열을 잘 막아달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당국의 강력한 주문이 있었던 만큼, 은행권 자율의 대출 규제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질 수 있다”며 “애초에 은행들에 부여된 대출 허용치가 많지 않아, 의지만 있다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6월 대출 잔액을 전월 대비 ‘순감’을 목표로 강하게 대출을 조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발표된 대출 관리 방안 외에 가산금리 인상이나 우대금리 축소 등 추가 조치도 예상된다.

우선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대면·비대면 신용대출 합산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신청을 제한한다. 만기 직전 3개월 기준으로 한도 소진율이 10% 미만인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서는 만기 연장 시 최대 20%까지 한도를 줄인다. 농협은행은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주담대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축소한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최대 한도를 각각 1억원, 5000만원으로 제한한다. 하나은행도 지난 12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묶었다.

이는 2분기 들어 신용대출 빚투 수요로 가계대출이 폭증한 데 따른 조치다. 5월말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2024년 8월(9조7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3조6099억원으로 연말 대비 5조931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5월 말과 비교해 열흘 만에 2조7870억원 늘었는데, 이중 신용대출 증가분이 1조6226억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전년 대비 0.2%포인트 낮춘 1.5%로 설정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나 발표 이후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자율 규제와 별도로 지속되는 주식시장 활황에 신용대출 수요는 계속해서 쇄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주말 간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15일 코스피는 402.5p(4.95%) 오른 8526.12로 출발했다. 대출 한도 소진에 앞서 미리 받아두려는 ‘선수요’도 빗발칠 전망이다. 은행 창구가 막힐 경우 카드론 등 2금융권으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더 강한 규제가 나오기 전에 마이너스 통장을 뚫거나 한도를 소진하려는 선수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말 카드업계 관계자를 불러 카드론 등 대출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특히 카드론 증가율이 높은 업체에 대해서는 한도 준수와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은행권의 자율 규제에 더해 한국은행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면서 대출 차주들이 넘어야 할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경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8%,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에 다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대출금리 추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