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축제 ‘비비드 시드니’를 빛낸 음식..‘비욘드 시드니’는?[함영훈의 멋·맛·쉼]

비비드 파이어 키친 축제장, 화롯가 음식 정담


비비드 파이어는 불꽃놀이가 아니라 생동감 넘치는 음식향연이다.


비비드 파이어키친 축제장


비비드 파이어 키친의 치킨 공개요리


[헤럴드경제(시드니)=함영훈 기자]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사람들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을 아는가 보다. 어떤 주제의 축제이든 이곳에서도 미식은 축제와 여행을 빛내는 매우 중요한 매개체였다.

주지하다시피 호주는 오래전 토착민 에보리진이 살았고, 필리핀계, 인도계, 미크로네시아계가 그 다음으로 진입했으며, 유럽계, 남미계, 중국계, 한국계, 일본계 이주민들이 차례로 이주해, 거대한 대륙에 다양한 민족들이 공생하며 만들어온 나라이다.

미식에 관한한 다양한 노하우들이 발현되고, 같은 종류의 식음료도 출신지역별 장점 만을 모아 만들었기 때문에, 특정 품목의 특정지역 전통 만을 고집하던 나라 보다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비비드 시드니(Vivid Sydney)’는 빛과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미식 축제, 음악 공연, 인문학 이벤트가 어우러졌다.

비비드 시드니 4개 주제 중 하나로, 음식 분야인 ‘비비드 파이어 키친(Vivid Fire Kitchen)’ 페스티벌이 큰 인기 속에 진행되었다.

비비드 파이어 키친, 먹거리 장터


▶바랑가루 불맛에 모여드는 지구촌 여행자들

시드니 더 록스 지역 서쪽 바랑가루 언덕에는 ‘비비드 파이어 키친’ 한마당이 펼쳐졌다. 소정의 절차에 따라 바우처를 받은 뒤 적힌 금액 만큼 수십개의 푸드 파빌리온에서 다양한 음식을 골라먹을 수 있고 그 이상 금액이 넘치면 돈을 좀 더 보태는 식이었다.

바랑가루 보호구역에 위치한 이 야외 행사에서 현지인과 글로벌 관광객들은 장작불 요리, 길거리 음식, 팝업 바를 즐겼다.

60명 이상의 셰프 및 미식 전문가들이 스태프를 거느리고 다채로운 미식 콘텐츠를 내놓았다. 테마 음식을 공개적으로 요리해 보이는 ‘비비드 파이어 핏(The Vivid Fire Pit)’과 음식 인문학 간이설명회 ‘푸드 포 씽크(Food for Thought)’ 무대는 시드니 미식여행을 더욱 두툼하게 만들었다.

비비드 파이어키친을 주도한 셰프들


자연과 함께 하는 호주식 야외 식사(백야드) 문화를 모티프로 한 캐주얼 다이닝 공간에서 오픈 파이어 요리 시연, 토크, 테이스팅, 라이브 음악 등이 펼쳐졌다.

6월엔 디저트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 테이크오버’가 열렸으며, 소믈리에 테이스팅, 와인 프로그램, 칵테일 세션 등 다양한 음료 프로그램도 운영되었다.

바비큐, 피자, 디저트 등 다양한 글로벌 푸드 브랜드가 참여하며, 라이브 음악과 DJ 공연이 더해져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파이어키진 마당 뒷편 ‘빛의 분자(Molecule of Light)’ 등 ‘비비드 시드니’ 축제의 대표적인 빛 설치예술과 함께 음식과 라이트아트가 어우러진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빛과 불이 어우러진 대형 모닥불 옆에 둘러앉아 자신이 고른 음식을 먹으며 정담을 나누는 모습은 어릴적 한국의 노변정담(爐邊情談)을 연상케 했다.

음식축제장에 설치된 빛의 예술 작품


음식축제장에 설치된 빛의 예술 작품


▶미식 축제와 어우러진 예술작품과 야경

약간 지대가 높은 구릉지라서 시드니 시내와 항고의 알록달록한 풍경을 감상했다. 축제기간 발품을 팔며, 보는 것과 듣는 것에만 몰두하던 여행자들은 먹는 것이 더해진 이곳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비비드 파이어 핏 (Vivid Fire Pit)은 많은 청중들 앞에서 셰프들이 네 가지 공개 조리를 하는 것이다. 호주의 대표 셰프들이 순환 방식으로 참여, 매일 새로운 메뉴와 요리 경험을 선보였다. 치킨 바비큐에서도 맛과 향, 육질의 상태를 맛깔나게 빚어내는 수십가지 방식이 있다는 설명 등도 곁들여졌다.

야외 음식 토크콘서트


먹기 아까운 오페라하우스 아이스크림


푸드 포 씽크 (Food for Thought)는 셰프, 작가, 레스토랑 운영자 등 다양한 미식 전문가들이 참여해 음식과 문화, 지속가능성, 미래 식문화 등을 주제로 토크와 시연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월·화요일에는 뉴사우스웨일즈의 와인과 식재료를 조명하고, 수요일에는 퍼스트 네이션 요리를 집중 조명하는 식으로 요일별로 주제를 달리해, 음식의 맛을 입은 물론 가슴으로도 느낄 기회를 제공했다.

마르키 스테이지(Marquee Stage)는 라이브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음식과 음료를 즐기며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비비드 파이어 키친’ 프로그램은 비비드 시드니가 모티앤스미스(Motti+Smith)와 협업해 만든 열린 미식 한마당이었다.

요탐 음식전문가


▶요탐의 콘서트 열기 속 지구촌 여행자들의 Vivid Friendship

세계적인 셰프이자 요리책 작가인 요탐 오토렝기(Yotam Ottolenghi)는 바랑가루가 아닌 시내에서 별도의 시식형 음식 토크 콘서트, ‘함께 식탁에서 마주하며 얻는 기쁨(‘A Shared Table’)을 열었다.

디너와 런치 프로그램으로, 시드니 업무지구(CBD) 중심에서 오토렝기 특유의 신선한 식재료, 다채로운 색감, 풍성함이 어우러진 그의 미식 세계를 여행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매회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와인을 한 두 잔 곁들인 뒤, 국적이 다른 여행자들은 서로 친구가 되었다. 미식을 먹고 호주 와인으로 취기가 오른 제니와 영은 초면에 서로 맞손을 잡아 흔들며 우정을 과시한다. 이런 과감한 지구촌 벗들의 어울림이 바로, 생동감 넘치는(Vivid) 시드니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벌어졌던 것이다.

요탐 푸드콘서트


오토렝기는 “음식을 만드는데 있어서, 기술적 완벽주의나 남의 평가에 영향을 받는 태도는 그리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요리인문학을 방해하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각 지역의 산물들을 어떻게 확장시켜나갈지 고민하고, 이 과정을 자유럽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며, 미각을 돋울 약간의 단맛, 짠맛, 신맛 등을 더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봅니다”라는 자연주의 음식문화를 설파해 갈채를 받았다.

뉴사우스웨일즈주는 음식문화와 관련해 ‘리저널 디너 시리즈(Regional Dinner Series)’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식재료와 인재를 조명하는 것으로 식재료의 제철성과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요탐의 요리 철학에 글로벌 미식 감각을 더해, 로컬 식재료 본연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요탐이 이번 푸드토크콘서트에서 설파하는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점차 확장되는 시드니 & 비욘드시드니 여행

‘비비드 뮤직(Vivid Music)’ 역시 ‘비비드 시드니’축제를 관통하며 핵심요소로 기능했다.

비비드 뮤직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호주 현지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공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소규모 버스킹은 축제에 참가한 행인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주었고, EDM의 비트는 여행자의 가슴을 속 시원히 뚫어주었다. 빛의 예술도 음악이 없었다면 제 빛을 발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오페라하우스 서커스


이밖에 현대인들이 현재와 미래 어떤 마인드로 살아가야할지를 고민해 보는 ‘비비드 마인드 (Vivid Minds)’ 역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전 축제때 선보인 ‘비비드 아이디어’을 확장해 예술과 퍼포먼스, 아이디어를 결합한 인문학 프로그램이었다. 강연과 패널 세션은 물론 몰입형 체험과 공연 예술 등 복합문화의 새로운 장르로 평가받았다.

비비드 시드니 축제는 끝났지만, ▷뉴사우스웨일즈는 맨리(Manly)해변과 하버국립공원, 가리갈국립공원 등 시드니 시내와 근교의 다양한 관광지와 미식 체험, ▷호주에서만 만나는 이색 동물과의 교감, ▷플로팅 요가, 트레킹, 동서양 퓨전 테리피를 비롯한 다채로운 웰니스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고 있다.

헌터밸리


아울러, ▷시드니 북부 헌터밸리의 와인과 승마 등 자연주의 여행, ▷남부의 서던 하이랜드의 청정자연, 정원, 건강미식, ▷저비스베이와 울렁공의 낭만적인 해안 풍경 등 시드니 중심의 여행에 더해 뉴사우스웨일즈주 남·북·서부로 확장할 것을 여행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취재 및 자료 도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청, Destination N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