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재선거, 찬반 여론 팽팽…민주는 신중론·국힘은 내부 견해차 [이런정치]

한국갤럽 1002명 여론조사
재선거 찬성 44%·반대 48%
세대별로는 의견 갈려
2030 “찬성”, 40대 이상 “반대”

12일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제3차 위원회의’에서 조현욱 위원장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일각에서 ‘전면 재선거’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신중론이 우세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내부에서 관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전면 재선거 주장에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 찬성한 응답자는 44%, 반대한 응답자는 48%로 팽팽했다.

다만 세대별로 의견은 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2030세대에서는 찬성이 많았으나, 40대 이상에서는 반대가 우세했다.

연령별로 20대(18~29세)의 경우 응답자 가운데 67%가 재선거에 동의했고, 30대에서도 62%가 재선거에 찬성했다. 반면 40대에서는 56% 응답자가 재선거에 반대했다. 50대와 60대는 각각 52%, 63%가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2030세대와 차이가 뚜렷했다.

정치성향별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서는 찬성 62%·반대 33%로 각각 나타났고,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찬성 28%·반대 65%였다.

한국갤럽 측은 “20·30대가 전면 재선거 쪽으로 기운 것은 결과에 앞선 과정상 공정성 중시 경향에서 비롯한 현상으로 짐작된다”고 풀이했다.

이번 여론조사 응답자들은 이번 사태에 관해 부정선거보다는 선관위의 관리 부실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부실한 선거 관리, 참정권 침해 문제’로 인식한다는 응답자는 전체 67%였고, ‘불법적 선거 개입, 부정선거 시도 증거’라고 응답한 비율은 25%였다. 8%는 ‘의견 유보’를 선택했다.

또한 선거 결과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 ‘지방선거 결과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 28%에 그쳤고,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였다.

지방선거 결과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의 이유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18%)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부정선거’(13%), ‘선거 과정 문제/부실 관리’(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이며 접촉률은 42.9%, 응답률은 11.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편 정치권의 재선거에 대한 입장도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도부를 포함한 대다수가 “법원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가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는 가운데,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선별 재선거와 신중론까지 내부 의견이 세 갈래로 쪼개진 모습이다.

공직선거법상 재선거는 선거가 일부 또는 전부 무효가 되거나 당선인이 임기 개시 전에 사퇴·사망·당선무효가 된 경우 등에 치러진다.

공직선거법 제224조에 따라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재선가가 가능하다. 때문에 역대 선거에서 선거 무효에 따른 재선거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지난 제16대 총선 당시 구로을과 동대문을 두 개 선거구에서 선거무효가 인정된 바 있으나, 이는 당선자 측의 조직적 인력 동원이나 위장전입자 수가, 기존의 두 후보 간 표 차이를 상회하는 등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 입증된 경우였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선거에서 하자가 있으면 결과를 무효로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에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확인되면 득표수 차이에 상관없이 선거 결과 전부 또는 일부를 무효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