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리스트 오른 우시앱택, 결국 미국 정부에 ‘맞소송’…생물보안법 퇴출전 격화

11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에 소송 제기…“중국군사기업 지정 무효 및 삭제 요청”
미 국방부 ‘1260H’ 제재 시 즉각 계약 금지…12월 생물보안법 우려기업 지정 분수령
글로벌 빅파마 4000곳 공급망 직격탄…미국 압박 속 국산 CDMO 반사이익 속도 낼 듯


아시아 최대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BIO Japan) 2025’가 열린 일본 파시피코 요코하마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중국 우시앱텍 부스. 요코하마=최은지 기자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 정부에 의해 ‘중국 군사 기업’으로 공식 지정됐던 중국 최대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앱택이 미국 국방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전격 제기했다.

미국 시장 퇴출을 골자로 한 ‘생물보안법(Biosecurity Act)’의 최종 공표를 앞두고 미·중 바이오 패권 전쟁이 법정 공방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및 외신에 따르면, 우시앱택은 자발적 공시를 통해 미국 시간으로 지난 11일 워싱턴 D.C.를 관할하는 컬럼비아 특별구 연방지방법원에 미국 국방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식 밝혔다.

미 국방부가 지난 8일 국방권한법(NDAA) 섹션 1260H 규정에 따라 자사를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강제 포함한 지 사흘 만에 전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우시앱택은 공시를 통해 미 국방부의 지정 결정이 명백한 오류이며, 관련 법령 및 판례에 따른 사실이나 법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따라 법원에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 기업 지정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지정을 취소하는 동시에 1260H 블랙리스트 목록에서 우시앱택을 전면 삭제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우시앱택 측은 “고객과 파트너, 직원 및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재판 진행 상황을 지속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실사를 거쳐 알리바바, 바이두, BYD 등과 함께 바이오 섹터의 핵심인 BGI 그룹과 우시앱택을 포함한 총 188개의 중국 군사 기업 업데이트 명단을 연방관보에 게시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는 우시앱택이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의 간접 소유를 거쳐 국가국방과학기술공업국(SASTIND) 및 인민해방군(PLA)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소송은 미 국방부의 1260H 명단 등재가 가져올 치명적인 경제적 제재를 방어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규정에 따라 1260H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은 당장 이달 말부터 미국 국방부와 직접 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오는 2027년부터는 제3자를 통하는 우회 방식으로도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전면 금지된다. 미국 행정부 조달 시장에서의 퇴출이 이달부터 곧바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지정이 올해 12월 시행을 앞둔 미국의 생물보안법상 ‘우려 바이오기업’ 최종 확정 명단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미국 국방수권법에 포함되어 통과된 생물보안법은 미국 행정기관이 우려 바이오기업의 장비나 서비스를 조달하는 것은 물론, 정부 대출 및 보조금을 받아 계약하는 행위까지 원천 차단한다. 법안 규정상 미 국방부의 1260H 목록에 오른 바이오기업은 미국 관리예산국(OMB)이 오는 12월 이전에 발표할 생물보안법 우려 바이오기업 명단에 첫 번째 타깃으로 자동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특히 우시앱택의 바이오사업부였다가 지난 2017년 분사해 독립 상장한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까지 규제망에 연쇄적으로 묶일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우려기업 본사뿐 아니라 그 계열사와 자회사, 승계 회사까지 포괄적으로 묶어 규제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우시앱택은 현재 미국 내 1200개 이상의 우량 고객사를 포함해 전 세계 4000개 이상의 제약 및 생명과학 기업에 연구 개발 및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거물이다.

그동안 미국 의회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에 나서며 고객사에 존재감을 과시해 왔으나, 미 국방부의 직접 제재와 맞소송전까지 발발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이탈 징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퇴출 리스크가 현실화함에 따라 독자적인 생산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대표 CDMO 및 유전체 분석 기업들이 장기적인 대체 파트너로 낙점되며 대폭적인 반사이익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