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그린북 6월호...‘경기 회복흐름’ 진단 유지
취업자 감소·소비자물가 3.1% 상승에 부담 가중
소비·기업심리 개선에도…산업생산·투자 부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중동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이 우려된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재정경제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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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채용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정부는 지난달까지 사용했던 ‘경기 하방위험’ 표현 대신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 우려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정부가 고용 둔화를 종합평가에 명시한 것은 계엄사태 직후인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3월에도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를 언급했지만 4~5월에는 고용 관련 평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최근 고용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5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명 줄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 심리가 냉각되고 연말 정부 일자리 사업 종료 영향을 받았던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실업률은 2.9%로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된 데다 경기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성중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중동전쟁 장기화 가능성은 여전히 경제의 하방위험 요인이지만 최근 경제협력기구(OECD) 등 주요 기관들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고 반도체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도 나타나고 있다”며 “하방위험만 강조하기보다 상·하방 요인을 함께 담을 수 있는 표현으로 ‘불확실성’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하는 등 고용지표가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중동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고용 회복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세도 확대됐다. 5월 소비자물가는 3.1% 올라 전월(2.6%)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와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각각 2.5%, 생활물가지수는 3.3% 상승했다.
4월 산업활동동향 주요 지표도 부진했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생산이 줄면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설비투자와 소매판매도 각각 3.6% 감소했다.
다만 수출 호조와 소비·기업심리 개선은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정부 판단의 근거가 됐다. 5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선박 수출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2%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0.7% 늘었다.
심리지표도 상승세를 보였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6.1로 전월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 실적은 98.9로 전월보다 4.0포인트 올랐고, 6월 전망은 97.6으로 3.7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6포인트 올랐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동전쟁 영향으로 국제 금융시장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급망 차질과 물가 상승 압력 확대, 성장세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조 과장은 최근 1500원대를 이어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과거에 비해 수출에 미치는 환율 효과는 축소되는 추세”라며 “최근 수출 호조는 환율보다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증가와 2차전지·바이오헬스·선박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민생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물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겠다”며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주요 품목 수급 관리와 물가 등 민생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