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황에도 실업률 상승…캘리포니아 경제 '성장과 불안' 공존

경제성장률은 전국 웃돌지만 실업률 5.3%…이란 전쟁·고물가·AI 구조조정 변수

가주 성장과 불안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의 중심지인 캘리포니아가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업률 상승과 높은 생활비 부담, 산업 구조조정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AI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그 혜택이 모든 계층에 고르게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4월 실업률은 5.3%로 전국 평균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UCLA 앤더슨 경제연구소는 캘리포니아 실업률이 올해 안에 5.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강하다. UCLA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2025년 4분기 경제성장률에서 전국 평균을 웃돌았으며, 올해 1분기에도 같은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경제분석국(BE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약 2%였던 반면 캘리포니아는 약 2.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은 AI 산업이다. AI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AI 열풍이 일부 산업에서는 일자리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인력 컨설팅 업체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 기술업계에서 발표된 감원 규모는 12만36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했다. 캘리포니아의 전체 산업 감원 규모는 약 7만7000명으로 미국 내 어느 주보다 많았으며, 2위 주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다만 AI가 일부에서 우려했던 대규모 일자리 파괴(Jobpocalypse)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으며 과거 스프레드시트와 이메일처럼 궁극적으로는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의료 및 사회복지 분야가 지속적으로 고용을 늘리고 있지만 엔터테인먼트, 기술, 제조업 분야는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또한 이란 전쟁이 캘리포니아 경제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저공해 휘발유를 사용하고 있으며, 주내 항만 역시 비용이 높은 연료를 사용하는 대형 화물선 의존도가 높다. 또한 다른 주보다 해외 원유 의존도가 높아 국제 유가 상승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UCLA는 이란 전쟁의 경제적 영향을 아직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말부터 2027년까지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실질 GDP 성장률도 올해 약 2.3%에서 내년 1.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AI가 향후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는 고소득층은 성장하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정체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중산층·고소득층 모두가 완만한 성장을 경험하는 'E자형 경제(E-shaped Economy)'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경제가 당분간 높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 AI 투자 확대와 고용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역설적 경제 상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명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