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5원 돌파·美 반도체 쇼크
장중 30만전자·200만닉스 붕괴
국내 증시가 8일 미국 반도체주 급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라는 이중 악재에 급락했다. 장중 7400선까지 밀리며 80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1555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불과 개장 3분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고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개장 직후부터 패닉 수준의 급락장이 펼쳐졌다.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 등의 악재에 스페이스X 기업장(IPO)에 전 세계 대규모 자금이 쏠리면서 국내 대형 반도체주 투자심리에도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2·18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2.50포인트(5.91%) 내린 7678.09에 거래됐다. 지수는 개장 직후 1분 동안 8% 이상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오전 9시 3분 42초에 20분 동안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장중 한때 7442.73까지 하락해 7500선까지 내줬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지난 3월 9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역대 9번째이다. 외국인은 이날에도 7000억원 이상 순매도,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초반 전장 대비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각각 ‘30만전자’, ‘200만닉스’가 붕괴됐다.
코스닥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57.35포인트(5.72%) 내린 945.09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오전 9시 6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도 증시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시작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 말 이란전쟁 발발 이후 치솟은 환율은 최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등에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4거래일 연속 1500원을 넘겼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말~1998년 초 49거래일 연속 1500원대 종가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이란전쟁 발발 직후였던 3~4월(9거래일 연속)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2~3월(11거래일)도 넘었다.
월평균 환율 또한 이란전쟁 직전인 2월 1448.4원에서 3월 1492.5원으로 급등한 뒤 4월 1485원으로 소폭 내렸다가 지난달 다시 1491.3원으로 올랐다. 6월(5일까지) 평균 환율은 1522.4원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은 최근 경제 상황에 비춰 현재 환율 수준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고환율 국면이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송하준·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