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0:6 ‘진보교육감’ 약진…현역프리미엄 여전

다시 진보교육감 전성시대
수도권 3곳 싹쓸이, 12년 우세 지속
보수 현역인 경기·강원·제주서 패배
현직 교육감 후보 10명 중 7명 당선
자사고 전환·민주시민교육 등 탄력



4년 만에 진보교육감 시대가 다시 열린다. 6·3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16개 지역 가운데 10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모두 당선됐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현역 프리미엄’이 여전함을 입증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오전 10시 50분 기준 진보 성향 후보가 득표율 1위를 차지하며 당선된 지역은 ▷강삼영(강원) ▷정근식(서울) ▷도성훈(인천) ▷조용식(울산) ▷안민석(경기) ▷김대중(전남광주) ▷천호성(전북) ▷김석준(부산) ▷고의숙(제주) ▷이병도(충남) 등 총 10곳이다.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된 곳은 ▷강은희(대구) ▷임종식(경북) ▷윤건영(충북) ▷강미애(세종) ▷오석진(대전) ▷권순기(경남)등 총 6곳이다. 경남은 같은 시간 기준 대역전에 성공한 보수 성향 권순기 후보가 앞서고 있다.

6·3 지방선거 결과 진보 교육감 우세 구도는 12년째 이어지게 됐다. 앞서 진보 진영은 지난 2014년 13명, 2018년 14명의 교육감을 배출하면서 진보교육감 전성시대를 열었다. 2022년 선거에서는 당선자가 9명으로 줄었지만 우세는 유지했다.

이번에 출마에 나선 현역 진보 교육감들은 모두 당선되며 ‘현역 프리미엄’을 입증했다. 전국 최다 후보인 8명의 후보가 난립한 서울의 경우 현 교육감인 정근식 후보가 30%를 넘기며 지난 재보궐 선거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인천교육감인 도성훈 후보 역시 36.35%의 지지를 얻어 보수 성향 이대형 후보(35.59%)를 누르고 3선 교육감이 됐다.

현직인 부산 김석준 후보 역시 50.63%의 득표를 얻으며 보수 성향 정승윤 후보(33.12%)를 제치고 최초로 4선 교육감에 당선됐다. 행정통합으로 인해 현 교육감 간의 선거가 됐던 전남광주에서는 전남교육감 후보인 김대중 후보(42.52%)가 장관호 후보(29.12%)를 눌렀다.

불출마와 3선 제한 등의 이유로 진보 교육감이 물러난 지역에서도 진보 후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지철 교육감이 3선을 마치고 떠난 충남에선 진보 이병도 후보(30.59%)가 보수 이병학 후보(27.04%)를 누르고 당선됐다. 불출마를 선언한 천창수 울산교육감의 후임 자리도 진보 계보를 이어 조용식 후보(39.22%)가 보수 성향 김주홍 후보(36.47%)를 제쳤다.

선거법 위반으로 서거석 전 교육감이 자리를 비운 전북에서는 천호성 후보가 56.63%로 같은 진보 성향 이남호 후보(43.36%)를 눌렀다. 다만 최교진 전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으로 떠나며 공석이 됐던 세종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중도 성향 강미애 후보(36.25%)가 진보 임전수 후보(30.21%)를 앞섰다.

현직 교육감이 보수인 경기·강원·제주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후보가 현직 등 보수 후보를 앞섰다. 현 경기교육감인 임태희 후보와 5선 국회의원 출신 안민석 후보의 맞대결이었던 경기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안 후보가 52.81%로 임 후보(47.18%)를 눌렀다. 강원에서는 진보 강삼영 후보(41.54%)가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현 교육감 신경호 후보(33.09%)를 눌렀다. 제주에서는 진보 고의숙 후보(48.08%)가 보수 성향의 현 교육감인 김광수 후보(37.99%)를 제쳤다.

보수 후보가 앞선 나머지 3곳은 ‘현직 프리미엄’이 입증됐다. 대구에서 최초 여성 3선 교육감에 도전하는 보수 강은희 후보는 52.4%로 진보 임성무 후보(24.83%)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경북에서 3선에 도전한 보수 임종식 후보(43.49%)는 같은 보수 성향의 김상동 후보(32.69%)를 앞섰다. 충북에서는 현 교육감인 보수 윤건영 후보가 48.21%로 진보 김성근 후보(35.21%)를 누르고 당선됐다.

진보 교육감의 약진은 전반적으로 진보 진영에 유리한 선거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진보 정권인 만큼 교육 정책도 정부 기조와 맞을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역 프리미엄’도 여전했다. 통상 교육감 선거는 유권자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인지도와 조직력을 가진 현직 교육감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선·3선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았다. 10명의 현직 교육감 후보 중 7명이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우세하면서 자율형사립고 폐지, 민주시민교육 강화, 학생인권·공교육 강화, 교육복지 확대 등 진보 교육 정책 기조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5일 정근식·안민석·천호성 등 진보교육감 후보 15명은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교사의 정치 기본권 보장 등을 공통 공약으로 선언한 바 있다.

향후 진보 교육감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한 공동 연대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협의회는 지방 교육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교육부와 교육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