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50%만 투표용지 인쇄…법정소송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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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6시15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공식 투표 시간이 지났지만,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마치지 못한 유권자들이 투표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윤승현 수습기자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서울에서 최다 인구·최다 유권자를 보유한 송파구 주민들의 참정권이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제한되는 일이 벌어졌다. 선관위는 3일 오후 11시50분께 투표 종료를 선언했지만, 이곳의 투표함 2개는 결국 기표소로 옮기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19세기도 아니고, 말이나 되는 일인가”라고 일갈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송파구 인구 수는 65만 1469명, 선거인 수는 56만 5368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송파구는 2008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시스템 구축 이후 18년째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구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자체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송파구 문정1동 제4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가락2동 제3·7투표소, 위례동 제5투표소,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개포2동 제2투표소, 광진구 구의3동 제6투표소, 동작구 노량진1동 제7투표소 등 총 12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다수의 투표소가 보수성향이 짙은 곳으로 분류되면서 야당의 ‘부정선거론’에 불을 붙인 양상이 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송파구에 투표소가 총 146개 있다 보니, 일부 투표구의 경우에는 유권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 투표용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체 유권자 수의 5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만을 인쇄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사과했지만, 향후 법정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의 효력에 대한 이의 제기는 후보자를 낸 정당이나 후보자 본인만이 아니라 일반 선거인도 할 수 있다.
독일에서는 2021년 9월 26일 수도 베를린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과 잘못된 투표용지 배부 등 심각한 결함이 발견, 소송을 통해 선거가 무효화되고 재선거가 치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시장과 각 당의 국회 의석 수까지 바뀌었다.
베를린주 헌법재판소는 “유권자들은 투표소가 언제 다시 문을 열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집으로 돌아가 버린 유권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일부 선거구에서는 100여 표만 다르게 집계됐더라도 의석 배분을 바꾸기에 충분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