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포도도 배 타고 간다”…농산물 선박수출 길 넓힌다

농진청, CA 수출·품질관리 프로그램 공개
참외 손실률 1% 이하·물류비 최대 60% 절감…수출국도 11개국 확대


CA 선박기술을 적용해 싱가포르로 수출된 참외가 현지에 도착해 품질 점검을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딸기와 포도, 참외 등 신선 농산물을 선박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 정보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항공 운송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선박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품목별 시에이(CA·Controlled Atmosphere) 수송 조건과 혼합 선적 가능 여부, 수출 전후 품질 관리 정보를 한데 모은 ‘원예작물 CA 수출·품질 관리’ 프로그램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누리집에 공개했다고 3일 밝혔다.

CA 기술은 수송 컨테이너 내부의 산소 농도를 낮추고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호흡을 억제하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도 품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어 항공 수송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선박 수출 확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농진청은 그동안 주요 신선 농산물의 CA 수송 조건을 연구해 환경 조건 30종과 수출 모델 8건을 구축했다.

그 결과 수출 품목은 기존 딸기와 참외 중심에서 포도, 멜론, 수박, 고구마 등으로 확대됐다. 수출 대상 국가도 일본과 홍콩 등 5개국에서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두바이 등을 포함한 11개국으로 늘었다.

CA 컨테이너를 활용한 신선 농산물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련 수출 실적은 2021년까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었지만 2022년 29회, 2023년 100회, 2024년 188회를 거쳐 올해 누적 250건을 기록했다.

대표 사례로 참외는 저온 보관과 예비 냉장, 기능성 포장 등을 결합한 복합 품질관리 기술을 적용해 싱가포르 선박 수출에 성공했다. 손실률은 일반 선박 수출의 25~40% 수준에서 1% 이하로 낮췄고, 물류비는 항공 운송 대비 40~60% 절감했다.

멜론과 수박은 두바이까지 33일간 장거리 운송 후에도 신선도를 유지했으며, 포도는 베트남 현지에서 CA 저장고를 활용해 4~5주 동안 순차 판매하는 유통 모델을 구축했다.

이번에 공개된 프로그램은 수출 품목과 시기, 국가, 예상 수송 기간을 입력하면 작물별 적정 온도와 산소·이산화탄소 농도, 적재 순서, 품질 관리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품목을 한 컨테이너에 함께 싣는 경우 혼합 선적 가능 여부와 적정 수송 조건도 제공한다.

현재 딸기, 참외, 멜론, 수박, 포도, 사과, 배, 감귤, 고구마, 파프리카, 토마토, 대파, 시금치, 깻잎, 상추, 버섯 등 20개 품목 정보를 제공하며, 농진청은 올해 키위와 블루베리, 마늘, 양파, 배추 등 10개 품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손재용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CA 컨테이너 기술은 항공 수송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나라 신선 농산물 수출 구조를 선박 수출 중심으로 넓힐 수 있는 실용 기술”이라며 “농산물 수출국 확대와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