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미국에 모기 3200만마리 풀겠다”…EPA 승인 검토 중

2025년 8월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직원들이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외래종 모기 개체수를 억제하기 위해 불임 수컷 모기를 방사하고 있다. [IAEA]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구글이 모기 매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2년간 미국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에 최대 3200만마리의 불임 모기를 방사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WBNS 등에 따르면 구글은 수천만마리의 불임 모기를 방출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승인을 요청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구글이 약 10년 전부터 진행해온 모기 퇴치 연구 프로그램 ‘디버그(Debug)’의 일환이다. 질병을 옮기는 모기의 개체 수를 줄여 감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수컷 모기에 자연 발생 박테리아인 볼바키아균을 감염시켜 수정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골자다. 이렇게 처리된 수컷이 야생 암컷과 짝짓기를 하면 후손이 태어나지 않아 모기 개체 수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람을 무는 것은 암컷 모기뿐이기 때문에 사람을 무는 모기 수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이번 제안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와 세인트루이스 뇌염을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진 큐렉스 모기 종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미국에서 가장 흔한 모기 매개 질병이다.

플로리다 키스 모기 방제 지구의 홍보 담당관인 채드 허프는 10 템파베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볼바키아균에 감염된 모기를 구할 수 있는데, 이 균은 모기 자신에게만 위험하다”며 “사람이 전염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볼바키아균에 감염된 수컷 모기가 암컷 모기와 짝짓기를 하면 번식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 시험한 결과 모기 개체 수가 감소한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허프는 “지난 여름 몇몇 지역을 선정해서 시범 운영해 봤는데,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일부 영역에서 확실히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효과가 입증된다면 찬성한다”, “모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집 주변에 그런 모기를 풀어놓는 것은 걱정된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는 주민도 있었다.

EPA는 연방 살충제, 살균제 및 설치류 구제제법에 따라 구글이 제출한 실험적 사용 허가 신청서를 검토 중이다. 기관은 오는 5일까지 대중 의견을 수렴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PA는 계획이 승인될 경우 첫 해에 플로리다 주에 최대 1600만마리의 모기가 방출되고, 2년 차에는 캘리포니아에 1600만마리의 모기가 추가로 방출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