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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압수한 현금 수십억원 [서울 송파경찰서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30대 남성 여모 씨는 2024년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에 창고를 빌려 현금 68억 원을 보관해 두고 있었다. 돈은 5만원권 현금으로 6개의 여행용 캐리어에 나눠 담겨 있었다.
그런데 2024년 9월 캐리어를 열어 보니 돈이 사라지고 대신 A4 용지만 잔뜩 들어 있었다.
CCTV를 확인해 보니, 한 40대 남성이 창고를 열고 들어와 캐리어에 있던 현금을 자신의 캐리어에 옮겨 담은 뒤, 여 씨의 캐리어에 A4 용지를 채워둔 것이었다.
40대 남성은 돈을 담은 캐리어를 여 씨 창고와 같은 건물에 있는 아내 명의의 다른 창고로 옮겼다가, 며칠 뒤 경기도 부천의 창고로 옮겼다.
여 씨는 돈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2주가 지나서야 캐리어를 옮기려 하다가 돈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68억 원이 사라졌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돈을 훔쳐간 40대 남성은 창고 관리 직원 심모 씨였다. 심 씨는 “업무차 창고를 둘러보다가 지퍼가 살짝 열린 (피해자의) 캐리어를 우연히 발견해 욕심이 생겼다”며 자신이 훔친 것은 68억 원이 아닌 40억여 원이라고 주장했다. 심 씨는 재판에서 40억여 원을 훔친 것이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심 씨를 사법처리한 경찰은 여 씨는 그 많은 현금이 어디서 났는지에 의심을 품었다. 여 씨는 자신은 자영업자이며 현금은 사업자금이라고 주장했으나, 자금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납득이 가지 않는 해명에 경찰은 심 씨로부터 압수한 돈다발을 여 씨에게 돌려주지 않고 수사를 이어나갔다.
수사 결과 경찰은 해당 자금이 이른바 ‘코넥스 도용 사건’으로 여 씨가 취득한 범죄 수익이라고 판단했다. 코넥스 도용 사건은 지난 2021년 한 범죄 조직이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의 명칭을 도용한 사이트를 제작해 약 300명으로부터 140억원 이상을 가로챈 사건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6일 여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