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자문계약은 주총 운영·주주 소통 위한 정상 활동”
“대법원, 영풍 의결권 제한 적법성 이미 확인”
영풍·MBK 계약서 미제출 문제도 거론…“내로남불 비판 불가피”
“핵심광물 공급망 과제 산적…기업가치 훼손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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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고려아연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뤄진 영풍의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이미 적법성이 확인된 사안”이라며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최근 법원이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과의 자문계약 관련 문서 제출을 명령한 것을 두고도 “소송 절차상 통상적인 증거조사일 뿐, 영풍·MBK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은 이미 2025년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적법하고 정당한 조치라는 점을 명확히 인정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회사와 호주 자회사들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보고, 호주 자회사들이 영풍 주식을 취득해 상호주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해 왔다. 이에 따라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것이 상법상 정당한 조치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1심,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도 ‘당사가 2025년 정기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적법하고, 그것이 당사의 경영진이 개인적인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업무상 배임행위 등 위법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입장문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가 고려아연에 컨두잇과 체결한 자문계약서, 업무 범위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이메일·제안서·의견서, 자금 지급 내역 등을 제출하라고 명령한 사실이 알려진 뒤 나왔다. 해당 재판부는 영풍·MBK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2025년 정기주총 결의취소 소송을 심리하고 있다.
영풍·MBK 측은 컨두잇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자문계약을 맺고 경영권 방어 전략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문서제출명령을 통해 2025년 정기주총 전후로 진행된 의결권 제한, 순환지분출자 구조 형성, 외부 자문계약 및 자금 집행의 실체가 법원 절차 안에서 차분하고 엄정하게 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고려아연은 “법원의 해당 문서제출명령은 소송 절차상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통상적인 증거조사 절차일 뿐, 영풍·MBK 측의 주장을 인용하거나 실체관계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컨두잇과의 계약에 대해서도 경영권 방어 목적이 아니라 주주총회 운영과 주주 소통을 위한 통상적 자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외부 자문계약이 주주총회 운영, 주주 커뮤니케이션, 기업분석, 주주친화 정책 검토 등을 위한 것으로,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해당 자문이 소액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반영하고,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집중투표제 도입,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 주주친화 안건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활용됐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반대로 영풍·MBK 측이 법원이 제출을 명령한 계약서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MBK 측이 영풍과 MBK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간 경영협력계약 및 후속 계약서 제출을 두 차례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해당 계약 문서는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된 9300억원 규모 주주대표소송의 핵심 자료라는 게 고려아연의 주장이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2심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각종 의무로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를 통해 판단할 문제”라며 “이를 위해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계약서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문서 제출 필요성을 인정했다.
고려아연은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면 계약서를 제출해 의혹을 해소하고 주주들에게 소상히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도 장형진 고문과 영풍·MBK 측은 법원의 명령에 불복해 시간 끌기와 계약 내용 숨기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라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최근 핵심광물 공급망 경쟁이 국가안보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은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갈륨과 게르마늄 등 추가 핵심광물 생산을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내 핵심광물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측은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영풍·MBK 측의 지속적인 왜곡과 소모적 공방은 국가기간산업이자 한국과 미국 등 우방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는 나아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그리고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라는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