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상 왜 공부해야 하냐면…” 韓교과서·입시에 등장한 ‘세계적 석학’ 피터 싱어, 질문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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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세계적인 윤리학자 피터 싱어 미국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석좌교수가 한국인 “피터 싱어의 사상을 왜 공부해야 하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싱어 교수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 학생들이 윤리 교과서나 대학 입학 시험에서 자주 접한다”며 “자연스레 내 연구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들의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자주 등장하는 질문 몇 가지에 답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사상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싱어 교수는 “제가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제 사상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제가 논의하고 있는 쟁점과 문제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빈곤 문제, 동물권, 타인에 대한 의무, 법을 어기는 것 등에 관한 문제들을 열거하며 “제 연구를 공부하는 것이 이런 질문들에 대해 더 명확하게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제 이름이 여러분의 시험에 나오든 안 나오든 그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쟁점과 문제들에 대한 제 견해가 여러분에게 통찰력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싱어 교수의 사상은 고교 사회교과 선택과목인 ‘생활과 윤리’에서 다뤄지면서 국내 젊은 세대 사이에서 널리 알려졌다. 고교 교과에 포함된 까닭에 한국 학생들의 이메일 문의가 이어지기도 했고 직접 답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엔 한 수험생이 6월 ‘생활과 윤리’ 모의평가에서 문항 오류를 지적한 메일을 보냈고 이에 “내 견해를 잘못 설명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만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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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 교수는 학생들의 질문 중 빈곤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의 고통이 중요하다”며 국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용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최대한 고통을 많이 줄일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빈곤으로 인한 고통, 죽음 등 나쁜 일이 대체로 빈곤한 나라의 국민들을 향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극도의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부유한 나라 사람들을 돕는데 드는 비용에 비해 아주 적은 금액으로도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만약 사람들이 하루 3달러 이하(세계은행이 정한 빈곤선)로 살아가고 있다면 하루 소득을 두 배로 늘려주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이겠냐”며 “부유한 국가에 사는 사람에게는 그들의 연간 소득을 두 배로 늘려주는 것조차 그리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니다”고 했다.

동물=인간? “당연히 아니다”


인간과 동물이 같은 방식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고 답했다.

싱어 교수는 “인간이 동물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은 ‘비슷한 이익에 대한 동등한 고려(이익 평등 고려)’”라며 “제가 인간과 동물의 동일한 대우를 옹호한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세 가지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등한 고려(equal consideration), 동일한 대우(equal treatment), 동등한 권리(equal rights)를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싱어 교수는 1970년대 ‘동물권’을 주창했으며 그의 저서 ‘동물해방’은 현대 동물권 운동의 ‘바이블’로 여겨질 만큼 중요한 윤리학 저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인간을 대하는 방식으로 동물을 대해서는 안된다”며 “여러분이 받은 것과 같은 종류의 교육을 동물에게 제공하려 해서는 안된다. 동등한 고려가 동일한 대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인간은 투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동물은 관심이 없다. 하지만 고통받지 않을 권리는 있다.

그는 “만약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고통은 중요하다”며 “그리고 동물이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고통을 덜 겪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