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콜롬비아와 백신 기술이전 계약…중남미 생산 거점 구축

10년간 2억6000만달러 규모 콜롬비아 국가 백신 자국화 사업 참여
국영 제약사 VECOL과 협력…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우선 기술이전
도입 백신에 대한 SK 우선협상권 확보…중남미 글로컬라이제이션 본격화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수출용 제품.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백신을 필두로 중남미 시장의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선다.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에 백신 기술을 이전하고 생산 기반을 연계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콜롬비아 국영 제약기업 ‘VECOL’과 백신 기술이전 및 현지 생산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콜롬비아 보건사회보호부가 주도하고 국립보건원(INS)과 VECOL이 공동 추진하는 국가 백신 자국화 사업의 일환이다. 해당 사업은 콜롬비아 정부가 백신 자립과 공중보건 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약 2억 6000만 달러(한화 약 3500억원)를 투입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사업의 대표 실행기관으로 지정된 VECOL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술이전 및 생산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다.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4년간 세계보건기구(WHO) 승인 백신 생산 경험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력과 규제 수준 등을 종합 평가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협력사로 낙점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콜롬비아 내 생산시설 구축, 제품 도입, 인허가 및 생산 운영 노하우 이전을 수행하고, VECOL은 시설 설립·운영과 정부 인허가 확보,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연계 등을 담당한다.

초기 기술이전 대상 품목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해 2019년 세계 두 번째로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가 선정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바리셀라를 시작으로 협력 제품군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며, 향후 콜롬비아 정부가 도입할 다양한 백신 제품군에 대해서도 해당 시설 활용 시 우선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매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범미보건기구(PAHO)로부터 콜롬비아향 스카이바리셀라 95만도즈의 연내 공급 요청을 받았으며, 이 중 60만도즈에 대한 최종 구매 주문을 확보했다. 이는 콜롬비아 정부가 올해 NIP에 필요한 수두백신 전량을 스카이바리셀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콜롬비아 백신 자국화 프로젝트를 중남미 지역 내 생산 거점 확보 및 LATAM(중남미) 기술이전 프로젝트 확대의 교두보로 삼고 인근 국가들과의 협력을 넓혀갈 전략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2년 PAHO 수두백신 입찰 수주 이후 지난해 공급 기간을 2027년까지 연장하며 현지 시장 내 신뢰를 다져왔다.

콜롬비아 보건당국과 국제기구 역시 이번 협약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나 탐비니 고메즈 콜롬비아 PAHO·WHO 대표는 “이번 협력은 중남미 지역 내 보건 기술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으며, 루시아 아얄라 VECOL 대표는 “단순한 바이오 기술 이전을 넘어 국가 과학기술 역량 회복을 위한 장기적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콜롬비아의 국가 차원 백신 생산 역량 강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뜻깊다”며 “축적된 백신 개발·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감염병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백신 공급 기반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686억원으로 전년 동기(1546억원) 대비 약 9.1%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지출 등으로 영업적자 기조는 이어졌으나 위탁개발생산(CDMO) 부문이 견고한 매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향후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과의 글로컬라이제이션 공급 체계가 완성될 경우 중장기적인 실적 반등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