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정신의학’ 새로운 전략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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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 평생건강증진센터 태혜진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아침을 거르는 등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 우울증 등 정신 질환 위험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태혜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은 최근 2만 명이 넘는 한국 성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사 패턴의 규칙성과 다양성이 정신건강의 핵심 열쇠임을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우울증은 전 세계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8%, 약 2억8000만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인한 연간 생산성 손실은 약 1조 달러(약 1500조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4년부터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성인 2만1568명을 분석했다. 우울 증상을 환자건강설문지(PHQ-9)로 평가하고,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 통계적 기법을 적용해 불규칙한 식사 빈도와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주요 식사가 불규칙한 성인은 규칙적인 성인에 비해 우울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약 1.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관성은 소득, 교육, 흡연, 음주, 운동, 기저질환 등 다양한 교란 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전체 참여자 중 5.2%(1131명)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우울 증상을 보였으며, 이들 집단에서 불규칙 식사 빈도와 아침 결식 비율이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단순히 불규칙 식사 자체뿐 아니라, 이를 완화, 혹은 악화하는 요인들 역시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식사 다양성을 곡류·채소·과일·육류·두류 및 견과류·유제품 등 6개 식품군의 섭취 여부로 계산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할수록 불규칙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식사 다양성이 낮은 집단에서는 불규칙 식사의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아울러 아침을 자주 거르는 사람에서는 불규칙 식사와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이 더욱 강화됐다.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경우에도 불규칙 식사의 위험은 유의하게 존재했지만, 그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성별·흡연 여부·야식 습관에 따른 하위 집단 분석에서는 남성, 흡연자, 야식 습관이 있는 성인에서 불규칙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특정 생활습관 집단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식생활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식사 습관을 단순한 생활 방식이 아니라 정신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관리 지표로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태혜진 교수는 “우울증 예방에 있어 무엇을 먹느냐는 물론, 얼마나 규칙적으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대표성 있는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며 “규칙적인 식사, 아침 결식 예방, 다양한 식품군 섭취라는 세 가지 원칙은 약물 치료 없이도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우울증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채정호 교수는 “우울 증상은 감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수면, 활동, 식사처럼 일상의 리듬 전반과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식사 습관 교정이라는 작은 요소가 정신건강 관리의 보조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JCR Q1, Impact Factor 4.9) 2026년 6월호(404권, 121417)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