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아니 박봉검님” 닉네임 부른 공무원들의 카페 회의[함영훈의 멋·맛·쉼]

강원도정 혁신추진단 회의 ‘격식 파괴’
활발한 브레인스토밍..논의된것 즉각실행

도청밖 카페에서 편한 복장으로, 직급·계금 사용금지 룰미팅을 끝낸뒤, 닉네임을 부르며 진행된 강원도정혁신추진단 회의

[헤럴드경제(춘천)=함영훈 기자] 여중협 강원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을 부를땐 ‘박봉검’이라했다. 국민적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차마 ‘박보검’이라 하지 못했다. 그래서 비슷하면서도 ‘아재’ 다운 음절 ‘봉’을 쓰기로 한다.

다른 공무원에 대해서는 ‘혁신핑’이라 불렀다. 추진력이 매우 강한데, ‘혁신’에 관한한 시진핑 보다 낫다는 자부심어린 닉네임이다.

강원특별자치도 도정 혁신추진단의 5월 하순 회의는 계급이나 직급을 부르지 않는 것부터 시작했다.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닉네임들을 스스로 지은 뒤, 우르르 청사 밖으로 뛰쳐나갔다.

26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춘천의 한 카페에서 지난 22일 진행된 제4기 도정혁신추진단 2차회의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격의없이 진행됐고, 브레인스토밍의 두뇌폭풍은 도정 회의실 때와 사뭇 달랐다고 한다.

혁신회의를 디지털소통의 총아인 SNS하듯 진행한 강원도 도정혁신추진단 멤버들

주제는 디지털과 유연한 조직문화. 이날 회의에서는 AI·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과제 발굴과 육아시간·유연근무 활성화 방안 등 직원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혁신 과제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추진단은 ‘격의없는 소통’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청바지 데이’, ‘닉네임 소통’ 등을 도입했으며,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지 않고, 행정 현장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개최되었던 1차 회의에서 제안된 과제 중 ‘주간계획 격주화’, ‘구내식당 임산부 패스트트랙 및 1인 식사 공간 조성’ 등은 이미 도정에 반영되어 추진 중이다. ‘청바지’를 입고 ‘닉네임’으로 대화하며 발굴한 아이디어가 실제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봉검(여중협 도지사 대행)’ 참석자는 “직급을 내려놓고 닉네임으로 마주 앉으니, 단원들의 목소리가 훨씬 더 가깝고 진솔하게 들렸다”면서 “직급의 무게를 덜어낸 자리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채워질 수 있도록, 오늘 논의된 과제들을 도정에 적극 도입하여 직원들의 일상이 즐겁고 활력이 넘치는 일터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8월에 있을 3차 정기회의는 어떤 파격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