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마진·예실차·자본건전성 손익 질 정교화
중형사, 특화 상품 강화·시장 점유율 두자릿수 진입
관리급여·5세대 실손 변화 맞물려 차별화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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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보장성보험 시장을 두고 ‘내실’과 ‘확장’으로 전략이 갈리고 있다. 대형사들은 신계약 마진 배수와 자본 건전성을 끌어올리며 손익의 질에 집중하는 한편, 중형사들은 특화 상품을 앞세워 보장성 시장에서 미래 이익 기반을 키우고 있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 시장에서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3년차를 맞아 회사별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해 온 대형사들은 손익의 질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중형사들은 특화 상품과 영업 채널로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
24일 헤럴드경제가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8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롯데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규모(월평균 기준)를 취합한 결과, 합산 수치는 713억5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IFRS17 도입 이후 보장성보험은 미래 이익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쌓는 가장 효율적인 통로로 꼽힌다. 그만큼 보험업계 내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이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회사별로 접근법이 달라지고 있다.
먼저 대형사들의 공통된 키워드는 ‘내실’이다. 신계약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한 건 한 건의 수익성과 자본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삼성화재가 대표적이다. 1분기 월납 신계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 줄였지만, 신계약 CSM 배수는 11.8배에서 14.1배로 크게 끌어올렸다. 같은 보험료를 받아도 미래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우량 계약 중심으로 판을 재편한 결과다.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63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다. KB증권은 “성장보다 수익성 중심의 신계약 판매 전략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현대해상은 손해율 관리와 비용 통제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1분기 장기 보험손익이 1143억원에서 2659억원으로 132.5% 급증했고, 신계약 CSM 배수도 16.6배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도 207.2%로, 전년 말 대비 17%포인트(p) 뛰었다. 메리츠증권은 “업권 내 가장 양호한 보험손익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DB손해보험은 1분기 일시적 고액사고와 실손 손해율 영향으로 보험손익은 다소 부진했지만, 12조8000억원에 달하는 CSM 잔액 위에서 신계약 CSM 6246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킥스도 232%로 전 분기 대비 13.9%포인트 개선됐다. 4월부터 실손 요율 인상 효과가 본격화되는 만큼 2분기 이후 안정화 흐름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대형사가 내실에 집중하는 동안 중형사들은 특화 상품과 영업 채널로 영토를 넓혔다. 한화손해보험이 대표 사례다. 여성·시니어 특화 상품 흥행에 힘입어 1분기 신계약 CSM이 3024억원으로 전년 동기(1891억원) 대비 59.9% 늘었다. 올해 1월 내놓은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4.0’이 임신지원금 특약으로 1년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는 등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시장을 선점한 효과다.
이에 힘입어 한화손보의 보장성 신계약 시장 점유율은 두 자릿수대로 올라섰다. 중형 손보사가 IFRS17 도입 이후 점유율 10% 장벽을 깨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도 보장성 인보험 월납 초회보험료 점유율 12.9%로 업계 5위에 올랐다. 흥국화재도 2년 전 보장성보험 신계약 규모는 8개사 중 가장 작은 2%대 점유율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 5%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시장에선 이 같은 흐름을 IFRS17 안착 단계에서 손보사들의 경영 능력이 한 단계 고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원수보험료나 총자산 순위로 줄을 세우던 시대를 지나 CSM 적립 속도와 배수, 킥스 등 다각도의 지표로 회사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아울러 오는 7월 도수치료 등을 관리급여로 묶는 실손의료보험 개혁을 비롯해 ▷5세대 실손 출시 ▷자동차 경상환자 치료 기간 8주 제한 등 굵직한 제도 변화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 변화들과 회사별 차별화 전략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2분기 이후 손보사 간 격차가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형 경쟁에만 매달리던 시대는 끝났다”며 “회사마다 강점에 맞춰 손익의 질을 다지거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거나, 각자의 방식으로 미래 이익을 쌓아가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