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 중반 대출 금리에도 “대출받자” 러시
은행 신용대출 5월에만 2조원이나 늘어
주식 계좌 담보 ‘스탁론’도 P2P 중심으로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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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은행 ATM 기기. [연합] |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올 1분기까지 잠잠했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5월 들어 2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조정 받던 국내 증시가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식 계좌를 담보로 투자 자금을 빌리는 스탁론 잔액도 최근 3년 중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6조3007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말(104조3413억원) 대비 1조9594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의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04조9685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4월까지 줄곧 104조원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5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며 단기간에 2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금융권에서는 중동 리스크 장기화와 유가 상승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대출을 끌어다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5일 8000선에 도달한 후 지난 20일에는 7200대까지 하락했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4월 말 연 3.91%~5.37%에서 지난 22일 연 3.89%~5.42%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당장의 금리 수준보다 투자 기회에 더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지난 18일 기준 41조5359억원으로 4월 말 39조7877억원 대비 2조원가량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역시 고공 행진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5일 36조567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말 35조7130억원에서 약 8000억원 가량 늘었다. 21일에는 36조4723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스탁론 잔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탁론 잔액은 올 3월말 1조7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말 1조8000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탁론은 지난 2025년 5월 1조2000억원에서 계속해서 늘어왔다.
특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P2P)를 중심으로 늘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P2P 업계가 취급한 스탁론은 지난 2025년 5월 3580억원에서 7657억원으로 증가했다.
스탁론이란 증권 계좌를 담보로 캐피탈사 등 2금융권이나 증권사에서 받는 연 8~10%대 수준의 ‘주식 매수용’ 대출을 말한다. 주가 급락으로 일정 수준의 담보를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 투자 위험이 크지만, 투자자들은 증시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5월 들어 ‘빚투’가 확산하면서 금융당국도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당국이 분기별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고 있고, 은행도 자체적으로 월별 대출 총량 한도를 두고 있어 당장 리스크가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주재하며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나 일부 핀플루언서 등의 자본시장 교란행위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라”고 내부 임직원에 지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