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당국자 “美 정부, 쿠팡 문제 차분하고 균형 있는 입장”

“대미 투자·프로젝트 진전, 선순환 가져와”
“미국, 쿠팡 문제 차분하고 균형 있는 입장”
“북미, 지금으로선 특별한 접촉 없다”
“실무협의, NSC·에너지부·전쟁부·국무부 관여”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외교차관 회담에 앞서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정부 고위당국자는 현지시간(20일) 한미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설명자료(JFS·조인트 팩트시트) 이행을 위해 미국 대표단이 방한해 ‘킥오프 회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안보 협력을 가속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현지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미국을 방문해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조인트 팩트시트 이행 문제를 논의했다. 이에 후커 정무차관은 수주 내 미측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랜도 부장관과 만남에서 한미 양국은 조인트 팩트시트가 국제 안보·경제 불확실성 하에 한미가 직면한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는 데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 향후 2-3개월 간 여러 계기를 활용한 고위급 소통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박 차관은 앨브리지 콜비 미 전쟁부 정책차관과도 만나 한미 동맹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와 관련해 박 차관은 “콜비 차관은 한국이 자국을 방위하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한국이 미국 모범 동맹인 것을 평가했다. 또한 확고한 대북 억지 태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미 간 안보 협의를 위한 미국 측 실무 대표단은 애초 지난 1분기 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뤄졌다. 하지만 최근 대미 투자 등 한미 경제 협력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안보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당국자는 “조인트 팩트시트는 경제 축과 안보 축 2가지로 구성된다. 경제에서 투자나 프로젝트에서 협의가 진전이 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약간의 선순환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한국에서 개최될 회의에선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비롯한 안보 의제가 두루 다뤄질 예정인 만큼 미 정부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일단 이번 미팅은 안보 이슈에 대해 협력해 나가는 것이고, 관련 기관이 참여할 것이고 우리(정부)도 그럴 것”이라며 “제 생각으로는 NSC, 에너지부, 전쟁부, 국무부, 다 관여돼야 하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번 고위급 면담에서 한미가 이견을 보이는 쿠팡 문제는 거의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쿠팡 문제가 한미 간에 안보 논의를 진행시키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워싱턴에 있는 여러 당국자들이 자국 기업 보호와 비관세 장벽 개선이라는 전반적인 얘기를 하면서도 보다 차분하고 균형 있는 입장으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 문제가 양국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면으로는 큰 장애물로 작동할 정도는 아니”라면서 “우리 안에서 공정한 법 집행과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란 입장을 여러 번 설명해 그런 이해가 제고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 측에서 한국 정부의 수사를 백지화하라는 요구가 있었냐는 취지의 물음에 이 당국자는 “그런 요구는 있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국내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비차별적으로 (쿠팡 문제를) 다뤄가고 있다는 걸 설명하고 있고, 앞으로도 오해되지 않도록 해나갈 것이란 점에 대한 미국 측 기대가 있지 않나 추측해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통이 이뤄졌을 가능성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북미 간 (대화의) 진전, 적어도 접촉이 있으면 우리가 알게 돼 있다”면서 “지금으로선 특별한 접촉은 있지 않은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한국인 구금을 문제 삼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 영장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이 당국자는 “국제적인, 국제 인도법적인 제도하에서 토론회 형식을 빌어 제지하신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본다”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