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목표가 하향…중장기 이익 잠식 경고
삼성전자 잠정합의안 도출 변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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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모습. 인천=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창사 이래 첫 파업 사태가 24일째(부분파업 포함)를 맞이하며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노사 양측이 법정 공방까지 불사하며 대치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인건비 상승과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타격을 경고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 19일 고용노동부가 참여한 노사정 협의를 진행했으나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20일로 예정됐던 협의도 취소되면서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현재 노조 측은 ▷기본급 14.3% 인상 ▷전 직원 정액 350만원 인상 ▷1인당 타결금 3000만원 지급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경영 환경을 고려해 ▷6.2% 임금 인상 ▷일시금 600만원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가 단체협약에 경영권 참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노조 측은 회사의 분할, 합병, 양도, 업종 전환 및 도급·외주화 결정 시 노조와 공동의 고용안정위원회 심의·의결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노조의 요청 시 제반 문서와 자료의 열람·복사 협조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사측은 이에 대해 고유의 경영권을 침해한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파업 장기화의 여파는 시장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1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인건비 추정치를 기존 1677억원에서 2931억원으로 75% 상향 조정했다”며 “임금 인상 기저가 매년 복리로 누적되는 구조적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5일 진행된 전면 파업으로 일부 제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회사 측이 추산한 손실액은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은 생산과 납품 주기를 고려할 때 해당 매출 차질분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올해 조정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12% 낮은 2조1953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총파업을 유보한 것은 향후 협상의 주요 변수다. 그룹 내 상징성이 큰 삼성전자의 타결 여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의 심리적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1차 파업을 진행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에게 2차 파업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그동안 독자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사태 장기화 수순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노조가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경영권 참여를 요구하고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측의 감정 골은 깊다. 사측은 노조 관계자를 내부 영업비밀 유포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으며, 노조 역시 부당노동행위와 임금 체불 등을 주장하며 사측 인사를 맞고소한 상태다. 오는 28일 발표될 삼성전자 노조의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향후 투쟁 수위도 결정될 전망이다.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핵심인 ‘생산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해외 고객사와의 신뢰 균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적인 인건비 상승과 대외 신뢰도 하락이 겹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사례처럼 조속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중장기적인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