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 대상 아닌 ‘가치 주체’…인태연 취임 100일, 소진공 6대 과제 띄웠다

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하반기 소상공인 관련 주요 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홍석희 기자]


소상공인 613만개·종사자 961만명…지역경제 버팀목 역할 부각
상권활성화·포용금융·AI 전환 등 ‘가치동행 프로젝트’ 추진
올해 소상공인 예산 5조4000억원…정책 체감도 높이기 과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인태연 이사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가치동행 프로젝트’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가치의 주체’로 재정립하고, 이를 공단 혁신과 주요 사업 전반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소진공은 올해 문화·관광 자원을 연계한 상권 활성화, 로컬 기반 창업가 육성, 금융 사각지대 해소, 경영위기 소상공인 회복과 재도전, AI·디지털 기반 경쟁력 강화, 맞춤형 정책서비스 제공 등 6대 과제를 중점 추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소상공인 정책의 무게가 단기 지원에서 지속가능성, 지역성, 디지털 전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진공이 발표한 2024년 기준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기업체 수는 613만4000개, 종사자 수는 961만명으로 집계됐다. 기업체 수는 전년 596만1000개보다 늘었지만, 기업체당 종사자 수는 1.60명에서 1.57명으로 줄었다.

소진공은 소상공인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소상공인 총생산지표, S-GDP 구축도 추진한다. 소상공인이 지역 고용과 생활 인프라, 골목상권 유지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치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소상공인 정책이 매출, 대출, 폐업률 등 위기 대응 지표 중심으로 설계돼 왔다면, 앞으로는 지역사회 기여와 문화적 가치까지 정책 판단 기준에 넣겠다는 것이다.

인 이사장은 취임 이후 약 100일 동안 전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 현장을 찾아 40회가량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소진공은 이를 바탕으로 고객지원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소상공인 협·단체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소통협의체 ‘소통마루’를 출범시켰다.

정책 접근성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소진공은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온라인 신청 도우미와 AI 상담서비스 ‘소담봇’을 운영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365’와 통합 정책 플랫폼 ‘소상공인24’도 고도화해 맞춤형 정책 추천과 경영진단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재정 여건상 소진공의 역할은 더 커진 상황이다. 중기부의 2026년 소상공인 예산은 5조4000억원으로 편성됐고, 소상공인 정책자금은 3개 분야 11개 사업, 3조3620억원 규모로 구성됐다. 지원사업은 7개 분야 26개 사업, 1조3410억원 규모다.

금융 분야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자금 공급 확대, 비금융 대안평가모형 도입, 채무조정 지원 강화가 추진된다. 불법 브로커 근절을 위한 전담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경영위기 소상공인에는 ‘경영안정바우처’를 추진하고, 폐업·재기·취업·채무조정·심리회복을 연계한 원스톱 복합지원체계를 강화한다.

상권 분야에서는 글로컬상권, 로컬거점상권, 유망골목상권 등 지역 특성과 문화·관광 자원을 결합한 지역상권육성 사업을 추진한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확대와 특성화시장 육성도 병행해 지역 소비 활성화를 지원한다.

AI와 디지털 전환도 핵심 축이다. 소진공은 AI 기반 교육과 멘토링, 온라인 판로지원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경영혁신을 돕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는 AI디지털본부 개편과 AX 전담조직 신설을 통해 업무 효율화와 서비스 개선을 추진한다.

인 이사장은 “소상공인은 가게를 운영하는 경제주체이면서 우리 사회의 골목을 밝히고 지역공동체를 지켜내는 소중한 존재”라며 “소상공인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곧 민생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고, 정책의 성과로 증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