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교원단체는 오후 추모문화제
‘추모제 지원’ 교육청과 견해차 커
유족 “배제된 추모는 기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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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5월 24일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지난해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다 숨진 고(故) 현승준 제주 중학교 교사의 1주기를 앞두고 추모 행사가 ‘반쪽’으로 치러질 위기에 처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제주도교육청은 현 교사의 1주기인 오는 22일 오전 10시 교육청 앞마당에서 추모식을 개최한다. 아울러 20일부터 22일까지 교육청 별관 앞에 분향소도 운영할 계획이다.
동시에 유가족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등 도내 4개 교원단체는 역시 같은 날 오후 7시 교육청 앞 도로에서 별도의 추모문화제를 연다. 이들이 개최하는 행사는 ‘故 현승준 선생님을 기억합니다-여기 당신을 기억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라는 구호 아래 교원·학생·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제 형식으로 치러진다.
고인을 기리는 1주기 추모 행사가 이처럼 같은 날 두 곳에서 나뉘어 열리는 이유는 추모문화제 지원 문제를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됐다. 당초 교원·학부모 단체는 교육청에 문화제 장소 사용과 물품 지원 등을 요청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동 주관 단체 중 한 곳의 ‘특정 교육감 지지’를 교육청이 문제 삼으면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도교육청은 이후 교총과 교육노조를 포함한 도내 ‘모든 교원단체’의 공동 참여를 지원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교육노조는 지난해 죽음을 둘러싼 진상조사 과정에서 유가족과 마찰을 빚었고, 교총 역시 타 단체와 공동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에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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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다 숨진 고(故) 현승준 제주 중학교 교사의 1주기를 앞두고 추모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제미나이로 제작] |
유가족 측은 교육청 주관 추모식에 불참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유가족 측은 “교육청은 추모마저 정치적 성과나 단체 홍보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며 “동의 없이 영정 사진이나 위패를 사용할 경우 모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제주지부 등 4개 교원단체 역시 성명을 통해 “유가족이 배제된 추모는 추모가 아니라 기만”이라며 “처음에는 ‘협조하겠다’고 했다가 왜 말을 바꾸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현 교사는 지난해 5월 22일 새벽 근무하던 제주 지역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인한 고통이 담겨 있었다. 이후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과 학교 측의 미온적 대응, 병가 요청 처리 과정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올해 1월 고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공식 인정했다. 하지만 유가족과 교원 단체는 순직 인정 이후에도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 1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들은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은 “고인을 기억하고 애도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 추모식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라며 “(교원단체 모두) 참여하면 대여에 협조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