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찾은 이대통령 “12·3 비상계엄 때 ‘5·18 방송’을 따랐다”

계엄군 항거 전남도청서 전시 관람
희생자 안치됐던 상무관 찾아 헌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개관특별전 관람 및 헌화를 마친 뒤 상무관을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시·추모공간 등으로 조성한 옛 전남도청을 이날 정식 개관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계엄군에 항거했던 공간인 옛 전남도청을 찾아 관람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계엄군의 폭력을 고발하는 내용의 방송을 했던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제가 12월 3일에 이 방송을 따라 했던 것”이라며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이날 오전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복원된 옛 전남도청을 찾아 개관을 축하하며 전시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안 부대변인은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항거했던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번 복원을 통해 민주주의와 시민 연대의 가치를 기억하는 역사교육 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먼저 옛 전남도청 본관 서무과를 찾아 당시 학생수습대책위원회와 시민군 상황실로 사용됐던 공간을 둘러봤다고 한다.

이 대통령 부부는 계엄군 진압 당시 남겨진 탄흔과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된 공간을 살펴보며, 시민들이 혼란 속에서도 자치와 연대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를 되새겼다고 안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개관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

이날 이 대통령 부부는 1980년 5월 27일 광주 전역에 마지막 방송을 전했던 박영순 씨를 만나 당시 상황을 청취했다.

박 씨는 “계엄군이 도청을 에워쌌다는 소식에 너무 떨렸고,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모두 도청으로 나오셔서 학생과 시민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방송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계엄군에 의해 무자비한 폭행과 감금을 당했고, 이후 폭도로 몰려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제가 12월 3일에 이 방송을 따라 했던 것”이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계엄 당시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군에 의해 국회가 포위된 계엄 상황을 알린 바 있다.

이날 또한 박 씨는 “대통령님을 꼭 만나 한을 풀고 싶었다”며 동지들의 마음을 담아 직접 썼다는 편지를 건네기도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꼭 읽어보겠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옛 전남도청 방문을 마친 뒤 상무관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

이어 이 대통령 부부는 도경찰국 민원실 내 기획전시실을 찾아 개관 기념 특별전 ‘5·18 광주, 끝나지 않은 시간’을 관람했다. ‘기록’, ‘기억’, ‘기념’을 주제로 구성된 전시를 둘러보며 시민군 투사회보와 외신기자 기록물, 희생자와 유가족의 기억이 담긴 자료들을 살펴보고,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지켜온 시민들의 노력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고 안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1980년 5월 행방불명된 아들의 유해를 DNA 검사를 통해 20여 년 만에 찾은 이근례 씨는 전시관을 찾은 이 대통령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 씨를 다독이며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고 한다.

안 부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 부부는 상무관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헌화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이 대통령 부부는 당시 희생자들이 안치됐던 역사적 장소인 상무관에서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오월 영령들의 뜻을 기렸다”고 했다.

그는 또 “김 여사는 전시관을 관람하는 내내, 소설 ‘소년이 온다’의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님의 팔을 꼭 잡고 부축하며 각별히 예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