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중국의 제후국으로 표현…반크, 디즈니에 시정 요구

“MBC 사과했지만 OTT서 시정 안돼”

[MBC 제공]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두고 시민단체가 OTT사에 시정 요구를 했다.

17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21세기 대군부인을 전 세계에 서비스하는 글로벌 OTT 디즈니를 대상으로 오류 시정 캠페인에 착수했다.

반크는 디즈니 측에 음성과 자막 수정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전 세계 한류 팬들과 함께 한국 드라마·영상 콘텐츠 속 역사 오류를 제보하고 시정하는 ‘글로벌 시민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박기태 단장은 “글로벌 OTT를 통해 소개되는 한국 드라마는 외국 교과서나 백과사전보다 훨씬 강력한 파급력을 지닌다”며 “작품 속 작은 오류 하나도 세계인에게는 한국의 실제 역사와 국가 상징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은 15일 방송된 즉위식 장면에서 불거졌다. 극 중 새 왕으로 즉위한 이안대군이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왕을 향해 ‘만세’ 대신 ‘천세’를 외치는 장면이 등장하면서다.

일부 시청자들은 자주국 군주를 상징하는 십이면류관 대신 중국 제후국 체계에서 사용되던 구류면류관이 등장한 점과 황제국에서 사용하는 ‘만세’ 대신 제후국 표현인 ‘천세’를 사용한 점 등에 대해 역사 인식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크는 자주국의 군주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만세’가 적절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중국 황제국 질서 아래 제후국이 사용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천세’가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이 한국사를 자국 역사 체계 안에 편입하려는 이른바 ‘동북공정’ 논리를 한국 스스로 인정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반크는 군주의 관모 고증 문제도 지적했다. 독립된 자주국의 황제를 상징하려면 12줄의 십이면류관이 적절하지만, 드라마에서는 9줄의 구류면류관이 등장해 결과적으로 중국 황제의 신하인 제후의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MBC 제작진은 논란 직후 공식으로 사과하고 글로벌 OTT 플랫폼 측에 수정 요청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반크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문제의 음성과 자막은 시정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