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여름 이란전쟁 예산 바닥난다…훈련 축소 ‘비상’

미 국방부 “추가 전시예산 없으면 작전·훈련 차질
이란전쟁 비용 290억달러…2주새 40억달러 급증

 

피트 헤그세스(왼쪽) 미국 국방부 장관과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2일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국방부가 이란 전쟁과 남부 국경 병력 배치 비용 증가로 올여름 작전 예산이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가 추가 전시 예산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군 훈련 축소와 작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란 전쟁과 예상치 못한 병력 배치 비용을 기존 운영·유지(O&M) 예산으로 충당해왔지만, 애초 해당 예산은 이런 추가 임무를 고려해 편성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은 줄어든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긴급 추가경정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라고 국방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아직 공식 요청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릴 코드 해군참모총장은 이번 주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에서 “7월쯤에는 훈련과 작전, 인증 절차 등 전력 유지와 관련한 활동을 조정해야 하는 결정을 내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비용 절감을 위해 부대 훈련을 축소하거나 조종사 비행시간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제이 허스트 국방부 회계감사 대행은 13일 의회에서 현재까지 이란 전쟁 비용이 약 290억달러(약 43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2주도 채 되지 않아 약 40억달러 늘어난 수치다.

해당 금액에는 작전 비용과 탄약 지출, 파손·격추된 항공기 비용 등이 포함됐지만, 중동 내 미군 기지 시설 피해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추가 예산안을 언제 제출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국방부는 지난 3월 2000억달러 규모의 전시 추가 예산 패키지를 백악관에 전달했지만, 백악관이 이를 왜 의회에 넘기지 않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당시 의원들은 예산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며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28일 시작한 대이란 군사작전에 대해 전쟁권한 결의안(War Powers Resolution)을 의회에 요청하지 않은 만큼, 향후 전쟁 예산 표결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전쟁 찬반 국민투표 성격을 띨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토드 해리슨 국방예산 전문가는 “1조달러 규모 예산을 운용하는 정부가 몇십억달러가 부족하다며 추가 예산 없이는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라고 의회를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야 의원들은 국방부의 공식 요청 없이는 의회도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롭 위트먼 하원 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공화·버지니아)은 이날 워싱턴 산업 콘퍼런스에서 “우선 국방부가 필요한 금액을 제출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그 숫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민주당 간사인 베티 매컬럼 의원도 다음달 11일 예정된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 1조5000억달러 심사를 앞두고 추가 예산 요청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육군은 이란 전쟁뿐 아니라 워싱턴과 남부 국경 지역에 대한 주방위군 배치 장기화로 20억~60억달러 규모의 재정 부족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육군 관계자는 76일간 셧다운을 겪은 국토안보부(DHS)가 관련 비용을 육군에 상환해야 하지만 아직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BC뉴스도 앞서 육군의 재정 부족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잭 리드 상원의원(민주·로드아일랜드)은 13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국토안보부가 육군에 약 20억달러를 갚아야 하지만 아직 상환하지 않았다”며 “훈련 순환 일정 취소와 비행 중단, 주방위군 및 예비군 훈련 축소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스러운 보고를 받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