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의 악몽 재연 ‘불안’ …규모 6.4 지진 뒤 ‘방사능 수증기’ 유출된 日 원전 결국 정지

일본 미야기현 오나가와 원전 전경 [AFP]


일본 미야기현에 위치한 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수증기가 분출돼 도호쿠전력이 원자로를 긴급 정지하기로 했다.

16일 NHK와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나가와 원전 운영사인 도호쿠전력은 전날 오후 5시 10분쯤 발전용 터빈이 있는 건물 지하 2층 물탱크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물탱크는 발전용 터빈을 돌리고 나온 수증기에서 수분을 걸러내 배수하는 장치다. 도호쿠전력은 안전을 위해 이날 중 원자로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정밀 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오나가와 원전 2호기가 정기 검사를 끝내고 지난 11일 약 4개월 만에 발전을 재개한 지 불과 수일 만에 발생해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수증기가 발견된 직후인 전날 저녁 8시 22분쯤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6.4의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인과관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일본 기상청은 당초 이번 지진의 규모를 6.3으로 발표했으나, 이후 6.4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도호쿠전력 측은 미야기현 앞바다 지진과의 연관성에 일단 선을 그었다. 도호쿠전력 관계자는 “이번 수증기 분출은 지진 발생 전에 확인된 것으로 지진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히며, “방사성 물질이 원전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아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오나가와 원전은 과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과 함께 강한 지진 해일(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오나가와 원전은 지하층이 침수되는 등 아찔한 위기를 겪었으나 냉각 장치가 정상 작동해 후쿠시마와 같은 대참사는 면한 바 있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은 쓰나미로 인해 전원이 상실되면서 노심용융(멜트다운)과 수소 폭발이 일어나 전 세계에 끔찍한 방사능 재앙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일본 내 원전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고, 오나가와 원전 역시 오랜 기간 가동이 중단되었다가 최근 들어서야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재가동을 승인받은 상태였다.

비록 이번 수증기 유출이 외부 환경에 미친 영향은 없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지만, 동일본 대지진의 아픔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트라우마가 여전한 상황에서 강진 직후 전해진 원전 정지 소식에 일본 열도의 긴장감은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