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서울 집값 상승 원인은 尹정부·오세훈…시민께 ‘행정 효능감’ 보여드릴 것” [人터뷰]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오세훈, 5년간 36만호 공급 절반도 못지켜”
‘착착개발’로 정비사업기간 최대 3년 단축
“당선 후 몇 달 안에 분양 계획 나올 것”
“野 기댈 곳 네거티브뿐…정정당당 승리하겠다”
한강버스·감사의 정원 “안전성 등 종합 재검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빌딩 내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양대근 기자] “서울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강남권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푼 기간이었다. 윤석열 정부 시절에 집값 폭등이 시작됐고,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집값을 잡으려고 노력하는데 (오 후보는) 왜 이재명 정부 탓을 하는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원인’에 대해 묻자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집값을 잡는 건 결국 공급이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정부와 협의해서 향후 몇 달 안에 분양 계획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민선 6~8기 서울 성동구청장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3연임을 한 유일한 기초단체장이다.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옛 트위터)에서 직접 언급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성수동 일대 개발은 정 후보의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를 토대로 부동산 시장에 민감한 서울 표심에 부응하겠다는 게 정 후보의 포부다.

최근 정 후보는 ‘재산세 한시 감면 카드’를 꺼내들었다. 재산세가 소득이 없는 일정 연령 이상 1주택자에 한해 올해 재산세 증가분을 감면할 수 있도록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고정수입이 없는 시민들은 재산세가 조금만 오르는 것도 다 고통이 된다”며 “(이런 부분에) 공감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일이 20일 안쪽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시장 선거는 접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들어오면서 오 후보 측은 정 후보의 과거 전과 등을 연일 공격하고 있다. 정 후보는 “(국민의힘이) 기댈 곳은 네거티브 밖에 없는 것”이라며 오 후보 측의 공세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민들은 오 후보와 제가 정책선거로 맞붙을 것이라 기대하셨을 텐데, (오 후보가) 그 기대를 무참히 깼다”며 “시민들의 높은 수준을 믿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정정당당하게 승리하겠다. ‘행정 효능감’의 대비를 시민들께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빌딩 내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정 후보 당선 시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오 후보 측의 지적이 있다.

▶전형적인 선거용 마타도어라고 본다. 공급은 현장을 얼마나 잘 알고 막힌 지점을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비사업마다 쟁점이 다르고 행정이 그 병목을 찾아 조정해야 인허가와 착공, 실제 입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구청장 재임 기간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은 적극 협조하고 어려운 쟁점은 서울시에 제안하며 풀어왔다.

윤석열 정부와 오 시장 재임 시기인 2022~2024년 서울 주택의 인허가, 착공, 준공 실적은 모두 직전 10년 평균의 60~70% 수준으로 줄었다. 민주당 정부와 민주당 계열 시정에서 공급이 더 활발했다. 오 후보는 지난 지선에서 매년 8만호, 5년간 36만호 공급을 약속하며 당선됐지만 실제 실적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본인이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반성 없이 전 정부와 전임자 탓만 한다.

-오 후보 측은 정 후보의 ‘착착개발’이 자신의 ‘신통기획 시즌3’이라고 비판한다.

▶착착개발은 신통기획의 한계를 보완한 정책이다. 오 후보의 신통기획은 지구 지정과 같은 초기 단계의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이후 인허가와 착공,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는 밀착 지원은 부족했다. 착공이나 준공은 시간이 걸린다 해도 인허가 실적마저 부진한 것은 서울시장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문제다.

착착개발은 지정 이후 단계까지 서울시가 밀착 지원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하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부·국회와 협력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하고, 정비사업 절차를 확실하게 간소화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포함돼 있다. 기본계획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도 한 번의 총회와 인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사업기간을 최대 3년 더 단축할 수 있게 하겠다.

-현재 서울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에 정부의 K-패스를 통합한 ‘K-모두의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경기·인천과 환승체계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나.

▶K-패스의 성능이 월등히 좋으나 서울시는 그동안 기후동행카드를 고집해 왔다. 그 결과 그 결과 서울 시내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있지만 경기·인천으로 넘어가는 광역버스, 신분당선, GTX, 경기도시내버스 등에서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제한된다.

서울의 주거, 교통, 산업 등 산적한 난제들은 서울시 단독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으며, 인접한 경기·인천 및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원오-추미애-박찬대로 이어지는 ‘수도권 원팀’을 구축하고, ‘수도권 행정협의회’를 구성해 2600만 수도권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 교통 등의 공동 현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

-동부간선도로·강변북로 등 주요 간선도로 지하화가 정체를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교통수요를 늘려 주변 도로를 마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요 간선도로는 이미 수용 능력을 넘어선 구간이 많고 인근 주민들은 오랜 시간 소음과 분진, 단절된 도시환경을 감내해 왔다. 지하화를 통해 지상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주거환경과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은 충분히 추진할 가치가 있다. 장기 사업인 만큼, 시차출퇴근제와 유연근무제를 확산해 통행량 집중을 줄이고 도로 효율을 높이는 단기 대책도 함께 추진하겠다.

다만 지하화 방식으로만 가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숨통이 트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승용차 수요가 다시 늘어나 또 다른 병목이 생길 수 있다. 대중교통망 개선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승용차 이용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해야 도로 혼잡을 줄이는 동시에 고유가 시대의 환경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향후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공공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5분 정류소, 10분 역세권’을 실현하겠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빌딩 내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고 있다. 격차를 벌릴 복안이 있다면.

▶명확한 ‘행정 효능감’의 대비를 보여드리는 것이다. 민심의 기저에는 화려한 말과 발표만 많았던 지난 전시행정에 대한 피로감과, 진짜 일하는 시장을 바라는 ‘지방정부 실력교체’의 요구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명한 서울시민은 구호만 있고 성과는 없는 행정이나 낡은 정치 네거티브보다는 누가 내 삶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투표에 임하실 것이다.

저는 지난 12년간 성동구에서 직접 성과를 증명하며 ‘사용 후기가 좋은 행정가’라는 입소문과 신뢰를 쌓아왔다. 상대 후보와 싸우기보다 오직 1000만 시민의 일상 속 불편과 치열하게 싸우는 데 집중해 시민들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용 행정을 약속드리는 게 흔들림 없는 표심을 얻는 가장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다.

-오 후보의 시정에서 계승할 것과 폐기할 것을 꼽는다면.

▶가장 먼저 바꿀 것은 시정철학이다. 지금 서울에 필요한 건 시장이 하고 싶은 일을 앞세워 시민이 따라오게 만드는 리더십이 아니다. 시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제대로 듣고 그 문제를 책임 있게 풀어내는 행정이다. 취지와 효과가 긍정적인 정책은 충분히 계승·발전시킬 수 있지만 보여주기식 사업이거나 시민 체감이 낮고 논란만 반복되는 정책이라면 과감하게 조정하거나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울시장은 특정 진영을 대변하거나 개인의 야심을 실현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전처럼 시장의 개인적인 야심이나 치적만을 위해 일방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겠다. 현장의 소리를 경청하고 천만 시민이 원하는 실질적인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시민이 주인인 서울’로 행정의 패러다임을 혁신할 것이다.

-당선되면 오 후보의 감사의 정원, 한강버스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두 사업 모두 시민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나 절차적 정당성 없이 막무가내로 추진된 결과, 사회적 피로와 혼선만 키웠다. 제가 시장에 당선된다면 막대한 시민 혈세가 투입된 이 대규모 사업들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겠다. 한강버스는 애초 명분이었던 출퇴근 교통 혼잡 분담 효과는 미미하고 사실상 관광 및 체험 수요에 그치고 있어 정책 목적과 큰 괴리가 있다. 잦은 논란이 제기된 안전성부터 철저히 검증하겠다.

감사의 정원의 경우 시민의 일상과 역사, 민주주의가 함께 만나는 광화문광장에 200억 원이 넘는 시민 세금을 들여 상징물을 조성하면서 충분한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선거를 앞두고 졸속으로 준공식까지 강행하려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참전국에 대한 예우는 진정성 있게 해야 하지만, 그 방식이 개인의 치적이나 선거용 행사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주도성장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 집권여당 서울시장 후보로서 이번 지선의 의미를 평가한다면.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이제 서울은 전국의 인재와 자본을 무분별하게 빨아들이며 국내 다른 도시들과 파이를 다투는 ‘대한민국의 블랙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서울이 도쿄, 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국제도시들과 당당히 경쟁해 대한민국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해외 자본과 기업을 유치해 그 활력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관문 도시’이자 ‘펌프 도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서울의 발전이 국내 다른 권역과의 소모적 경쟁을 끝내고 대한민국 전체의 도약과 상생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균형발전의 비전을 실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