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노동장관, 삼전 노조 직접 면담…노조 “대표교섭위원 교체 요구”

초기업노조 “장관, 조합 입장 깊이 공감”
삼성 사장단도 평택 찾아 “조건 없이 대화”


[초기업노동 조합 삼성전자 지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를 직접 만나 교섭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사장단도 같은 날 평택사업장을 찾아 노조 지도부와 면담에 나서는 등 총파업을 막기 위한 정부·사측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5일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노동부 관계자들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최승호 위원장 등 노조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영훈 노동부 장관님과 교섭 현황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며 “그간의 교섭 경과와 삼성전자 사업구조, 현 시점의 핵심 쟁점사항 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께서는 조합의 입장에 깊이 공감해 주셨으며, 조합의 뜻을 사측에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교섭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 사측의 교섭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사측 대표교섭위원을 교체하고, 실질적인 입장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요청드렸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교섭이 재개될 경우 성실히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노조는 “교섭이 재개된다면 책임 있는 자세로 성실히 임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사장단도 평택사업장을 찾아 노조 지도부와 별도 면담을 진행했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등 사장단은 입장문을 통해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하고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사장단은 “반도체는 24시간 공정이 돌아가야 하는 장치산업으로 결코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뢰 자산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국민과 주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최승호 위원장은 사측과 면담에서 “직원들이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 안건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노조는 성과급(OPI) 제도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상한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노조는 실질적인 변화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추가 중재에 나선 상태다. 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에 오는 16일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하자고 요청했다. 사후조정은 노사 양측이 요청하거나, 노사 중 한쪽이 요청해 상대방이 동의하는 경우,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필요성을 인정해 권유하고 당사자가 동의할 경우 개최할 수 있다.

정부 내에서는 삼성전자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한국의 독보적인 성장동력이자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자산”이라며 “파업이 발생하면 회복 불가능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웨이퍼 가공 차질이 생기면 최대 100조원의 피해와 1700여개 협력업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사 간 조속한 타협을 촉구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3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성과급 제도화 등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후 초기업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