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는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반성문은 제출 안했다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여고생을 거리에서 살해한 장윤기(23)는 취재진에게 “죄송하다”고 밝혔지만 정작 사과문이나 반성문은 제출이 없었으며, 우발적 범행이라는 본인 주장의 증거나 정황도 아직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장윤기를 구속 송치한 후 열었던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 씨는 이날 오전 검찰로 구속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선 후 언론에 “죄송합니다”라고 2차례 밝혔지만, 범행 이후 9일이 지난 지금까지 자필 사과문이나 반성문은 경찰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과정 중 경찰에 “죄송하다”고 진술은 했지만, 숨지거나 다친 고교생 피해자들에게 죄송한 것인지, 범행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는 취지에 따른 것인지 등 별도 언급은 없었다고 경찰이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런가 하면, 경찰은 장 씨가 수사기관의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쓰던 휴대전화와 흉기를 버리고, 범행 후 혈흔 묻은 옷을 세탁한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고 판단했다.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범행이라기보다, 특정 대상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된 계획적이고도 목적이 분명한 범죄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장윤기, ‘우발적 범행’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연합]


장 씨는 지난 5일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학생(16)을 살해하고, 다른 학교 2학년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장 씨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20대) 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봐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했다.

장 씨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오후 8시께 A 씨로부터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 112 상황실에 신고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같은 날 새벽 A 씨 집을 찾아간 장 씨는 교제 요구를 거절한 A 씨를 협박했고, 같은 날 정오께 집 밖으로 나갔다. 당일 오후 흉기와 장갑 등 범행 도구를 챙긴 장 씨는 A 씨 집 주변을 서성였다. 경찰의 경고 문자메시지로 112 신고 사실을 알게 된 장 씨는 이후로도 A 씨 직장과 집 주변을 30여시간 배회했다. 신고 후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타지역으로 떠난 A 씨를 찾지 못한 장 씨는 다른 분노 표출 대상을 물색했고,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어 사건 발생 시각 근처를 우연히 지나가다 여성의 비명을 듣고 도움을 주려고 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는 것이다.

수사 초기 경찰은 장 씨와 피해 학생들 간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번 사건을 묻지마 범죄로 분류하고 범행동기 규명에 주력했다.

이후 행적 재구성, 프로파일러 면담, 스마트폰 포렌식 등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며 경찰은 장 씨의 범행을 분노 범죄로 규정했다.

다만, 장 씨는 수사 과정에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