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석이 영접…시진핑 “특별대우 없다” 메시지 [미중 정상회담]

권력서열 8위 한정 부주석 트럼프 영접
실세 아닌 의전용 “中 강경태도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나와 영접한 것을 두고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력 서열 8위인 한정 부주석을 공항에 보낸 것은 화려한 의전은 갖추되 중국의 강경태세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유지했지만 과거와 같은 특별대우는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8시경 베이징 서우두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한정 부주석, 셰펑 주미 중국대사, 마자오쉬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 등이 공항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이 외에도 중국 군악대와 의장대, 약 300명의 청소년 환영단까지 동원해 대규모 환영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영접 수준이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수준보단 낮아졌다고 평가한다.

2017년 방중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인물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었던 양제츠 국무위원은 당시 중국 외교 최고 실세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대만 국립정치대의 웨이펑쩡 연구원은 “정치국 위원급 인사를 공항 영접에 내보냈다는 것은 ‘당신이 가장 중요한 손님’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정 부주석은 중국 공산당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물러난 이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다만 과거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에 시진핑 주석을 대신해 참석한 바 있다. 다시말해 한정 부주석은 ‘실세’는 아니지만 정상급 고위인사 의전용으로 적합한 인물이란 얘기다.

이는 시 주석의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컬럼비아대 중국사학자인 줄리안 게워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고문은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 전반에서 상징을 활용해 실질적 성과를 얻으려 하고 있다”며 “화려한 의전과 트럼프 대통령의 과시적 스타일 선호를 활용해 미·중 경제 갈등 재격화를 늦추고 시간을 벌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