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엔 소박한 쓰촨요리…‘강한 단맛’ 선호하는 트럼프 취향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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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받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9년 만에 중국을 찾으면서, 중국의 ‘식탁 외교’ 메시지를 가늠할 국빈만찬 메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베이징 쯔진청(자금성) 특별 환영 행사와 인민대회당 국빈만찬을 결합한 ‘파격 의전’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만찬 메뉴는 외국인들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중국 요리들로 구성됐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한 메뉴가 다수 포함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표 메뉴로는 쓰촨(四川) 요리인 궁바오지딩(宮保鷄丁)을 비롯해 판치에뉴러우(番茄牛肉), 지더우화(鷄豆花), 해산물찜, 채소탕 등이 올랐다.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소스에 닭고기를 볶아낸 궁바오지딩은 미국과 한국에서도 ‘궁보계정’으로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중국 가정식이다.
판치에뉴러우는 쇠고기에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요리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스테이크와 케첩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이 반영된 메뉴라고 해석했다.
건배주로는 중국 전통주인 바이주(白酒) 대신 허베이산 장성(長城) 와인이 제공됐고, 후식으로는 파이와 과일, 아이스크림, 커피, 차 등이 준비됐다.
이 같은 세부 메뉴는 만찬에 참석했던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이 자신의 웨이보에 테이블 사진을 공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당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쓰촨요리 중심으로 메뉴가 준비된 것은 터랑푸(特朗普)와 함께 중국에서 통용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표기 ‘촨푸’(川普)와 연결 지은 구성이라는 반응도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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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어린이들이 중국 국기와 미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 [로이터] |
또한 당시 만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 아라벨라 쿠슈너가 영상으로 등장해 중국어 노래와 고전 낭송을 선보이며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는 양국 정상 간 ‘우호적 이미지’를 부각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고급술이나 요리를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소박한 메뉴로 구성된 2017년 국빈 만찬 구성에 대해 “외교적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다”고 되짚기도 했다.
2016년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용 요리를 담당했던 시쥔 셰프는 SCMP에 “국가 원수를 대접하는 만찬은 요리를 통해 서로 타협하는 것”이라며 “외교 연회에서는 서양 요리와 중국 요리를 반반씩 준비하기도 하며, 이는 서로 양보하면서 중간 지점을 찾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식 환영식을 한 뒤 곧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하며, 같은 날 시 주석과 톈탄(天壇)공원을 참관한 뒤 국빈만찬을 가진다.
방중 사흘째인 15일에는 두 정상이 소규모 차담회와 오찬 회동 등을 이어가며 추가 협의를 진행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한다.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인 2017년 11월 이후 9년 만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은 작년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성사된 부산 회담 이후 약 반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