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일자리 사라져”…최대 200만명 실업 추산
항구 봉쇄·원자재 부족 겹쳐 공장 가동 중단 속출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디지칼라 감원·캄바는 폐업
전쟁 이전부터 취약한 경제…공습에 민생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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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헤란의 광활한 그랜드 바자르 안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전쟁으로 인해 상품 수입이 차질을 빚고 있다.[NYT]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전쟁 여파 속에 이란 전역에서 기업들의 대규모 해고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취약했던 경제 구조 위에 전시 상황과 인터넷 차단이 겹치며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테헤란의 한 IT 회사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던 49세 이란인 바박은 지난 3월 중순 회사로부터 직위가 사라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전쟁 발발 직후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기술 산업이 혼란에 빠졌고, 그의 업무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바박은 “경력 내내 열심히 일하고 성장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매우 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차와 보석까지 처분했으며, 현재는 가족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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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테헤란의 한 도매상점 안에 사람들이 있다.[NYT] |
이 같은 사례는 최근 몇 주 사이 이란 전역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업 관계자와 직원 인터뷰,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전시 압박 속에서 기업들이 연이어 감원에 나서고 있으며 고용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 정부 관계자인 골람호세인 모하마디는 전쟁으로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200만명이 실업 상태에 놓였다”고 추산했다. 실제 한 구직 플랫폼에서는 하루에만 31만8000건의 이력서가 접수되며 이전 기록보다 5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IT 산업은 정부의 인터넷 차단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터넷 차단으로 하루 최대 80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이란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디지칼라는 전체 인력의 약 3%에 해당하는 200명을 감원했으며, 전자상거래 업체 캄바는 아예 폐업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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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테헤란 도매시장 인근 교차로에서 한 남성이 상자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고 가고 있다.[NYT] |
제조업 역시 타격이 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석유화학·철강 등 주요 원자재 생산시설이 공격받으면서 공급이 끊겼고, 미국의 항구 봉쇄로 수입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노동뉴스통신에 따르면 서부 지역의 한 섬유 공장은 직원 800명 중 700명을 해고했고, 북부의 또 다른 공장에서도 5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부 기업은 형식적으로 운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생산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란 산업조정위원회는 산업 부문 위축으로 최대 350만명의 노동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식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계약 미갱신, 근무시간 단축, 강제 휴가 등 형태로 ‘숨은 실업’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도 심화되고 있다. 이스파한의 경제학자 아미르 호세인 칼레기는 “이미 매우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전쟁까지 겹치며 복합적인 위기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최저임금을 60% 인상했지만 기업들은 비용 부담 증가로 추가 감원에 나섰다. 한 기업 최고경영자는 “임금 인상이 오히려 해고를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