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려고 또 쳤다. 경찰은 공범도 몰라”…故김창민 감독 살해 가해자, 경찰 ‘조롱’ 녹취 파문

4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에서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 상해치사 사건 피의자(가운데)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들이 범행 직후 “죽일 생각밖에 없었다”며 살해 의도를 드러낸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이들은 또 경찰이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조롱하는 통화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을 폭행한 주범 이모씨는 사건 당일 홀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뒤 공범 임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당시의 상황을 묘사했다.

이씨는 임씨에게 전화통화로 “죽이려고 까고(차고), 다시 가서 또 깠더니 잠든 것 같길래 또 쳤다”며 “‘너 그냥 죽어’라고 하며 파운딩 펀치를 꼽았다”고 말했다.

파운딩 펀치는 쓰러진 상대를 일방적으로 가격하는 격투기 기술을 뜻한다.

더욱이 이씨는 “내 손으로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살해 의도를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또 다른 통화녹취에는 이씨가 경찰 수사를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수사 초기에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식당 CC(폐쇄회로)TV를 확인했지만, “임씨는 폭행을 말렸다”는 이씨 진술만을 맏고 임씨를 입건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와 관련, 이씨는 임씨와의 통화에서 “X나 웃긴 건 (경찰이) 둘이서 그랬다는 생각을 안한다”며 “넌 그냥 말린 거라 진술했다. 네가 안에서 헤드록 건 것도 얘기 안했다”며 범행 은폐 사실을 언급했다.

해당 녹취는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검찰 전담수사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됐다.

경찰은 초동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않은 채 사건을 송치했지만, 두차례 기각됐던 구속영장은 해당 녹취록을 확보하고 난 뒤에야 발부됐다.

한편, 피의자 이 씨 등은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께 경기도 구리시의 한 식당 앞에서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은 김 감독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사건 당시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폭행 속에서도 의식을 부여잡고 응급차에 실리기 직전 경찰에게 “아들이 식당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김 감독은 끝내 의식을 잃고 닷새 만에 혼수상태에 빠졌고, 결국 뇌사 판정을 받고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며 생을 마감했다.

검찰은 김 감독 살해 가해자들이 살해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 만큼 기존 상해치사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해 기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