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나무호 전쟁보험 특약 1000억…손보사 부담 250억 수준

외부 피격에 전쟁보험 첫 적용 가능성
현대해상 등 5개 손보사 공동 인수
75% 재보험 출재로 실질부담 제한적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상의 비행체에 피격된 HMM 나무호 화재가 외부 공격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미국·이란 군사 분쟁의 첫 전쟁보험 적용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험업계가 공동 인수한 나무호 전쟁보험은 최대 1000억원의 보상이 가능한데, 손해보험업계 실제 부담은 재보험 가입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나무호 전쟁보험 특약 금액은 653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로, 가입 지분은 현대해상이 45%로 가장 많다. 이어 ▷DB손해보험 20% ▷삼성화재 15% ▷한화손해보험·KB손해보험이 각각 10%다. 현대해상이 간사를 맡아 두바이항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보험사들은 위험의 상당 부분을 재보험사에 출재해 분산한다. 현대해상의 경우 이번 계약의 75%가량을 재보험사에 출재해 둔 상태다. 재보험을 받은 코리안리도 비슷한 규모의 익스포저를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리안리 역시 자사가 받을 위험을 글로벌 재보험사로 다시 나눠 부담을 줄였고, 손보사 다수가 별도로 가입한 초과손해액 재보험(XOL·일정 손해액을 넘어서는 금액을 재보험사가 떠안는 구조)까지 적용되면 실제 부담은 더욱 가벼워질 수 있다.

나무호는 계약상 한도인 1000억원이 전액 지급되려면 선박이 수리 후에도 운항이 불가능한 ‘전손’ 상태로 판정돼야 한다. 나무호처럼 부분손으로 처리될 경우 보험금은 한도 안에서 실제 수리비 규모만큼만 지급된다.

운항 중단으로 발생하는 영업손실은 이번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 영업손실을 따로 담보하는 특약은 별도 상품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이번 계약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 사고는 자동차 사고보다 손해사정 절차가 훨씬 복잡한 데다 선박마다 가입 조건이 제각각이라 보험금 산정에만 통상 수개월에서 1~2년이 걸린다”며 “이번 나무호 사례 역시 단기간에 마무리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보험은 일반 선박보험과 별개 상품이다. 전쟁보험은 미사일·기뢰·해적 등 전쟁에 준하는 위험만 따로 떼어 담보한다. 평소엔 1년 단위로 가입해 두지만, 막상 전쟁 위험 지역에 들어서면 그 보험은 효력이 잠시 정지된다. 위험 구역을 통과하려면 추가 보험료를 별도로 내고 1주일 단위로 새 보험을 사야 한다. 보험사 역시 상황이 급변하면 72시간 안에 계약을 끊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호르무즈 봉쇄 직후 전쟁보험 요율은 평시의 4~5배까지 치솟았다가, 6주 차에 접어들면서 봉쇄 이전의 1.5배 안팎까지 내려와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10%를 넘는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는 정식 계약이 아닌 비공식 견적 수준의 안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해상보험은 국경을 넘어 해외 보험사에 직접 가입하는 것이 허용되는 종목이라 글로벌 시장 요율과 곧장 연동된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