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50년, 100년 남을 작품에 상 주어져야” [79th 칸영화제]

“가능한 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할 계획”


지난 12일(현지시간) 진행된 79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가장 왼쪽)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심사위원인 데미 무어, 클로이 자오 감독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결국 영화의 예술적 성취가 가장 중요합니다.”

12일(현지시간)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영화 축제, 제79회 칸국제영화제가 11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우리나라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세계적 거장 감독들이 대거 최고상 ‘황금종려상’을 향한 레이스를 펼친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경쟁 부문 심사의 기준이 영화가 가진 예술적 성취, 오랫동안 남는 작품이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박 감독은 지난 11일(현지시간) AFP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들은 50년이나 100년 동안 남을 작품들에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적, 장르, 정치적 이념과 같은 외부 요인을 배제하고 오로지 작품 자체의 가치만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도 영화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서 평가에서 배제되서도, 우대 받아서도 안되며, 결국 ‘예술적 성취’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정치와 예술은 서로 대립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해서 예술의 적이 아니며, 정치적 주장이 분명하더라도 예술적으로 성취되지 않는다면 선전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소감도 함께 전했다. 아시아 감독으로는 지난 2006년 제59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왕자웨이(왕가위) 이후 두 번째다. 박 감독은 지난 2017년 제70회 칸영화제에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처음으로 한국인이 심사위원장이 됐구나’라는 그런 감회를 갖지 않을 순 없다”면서 “시간이 흐르고 한국도 세계 영화의 중심 중 하나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런 시대에 맞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박 감독은 “가능한 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할 계획”이라면서 자신의 국적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영화제 심사위원장이 “영화사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을 재차 되새겼다. 그러면서 “우리 시대에 어떤 영화가 중요한지 세상에 알리는 데 기여하는 셈으로, 이상적으로는 훗날 역사가 이런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